2006년 11월 13일 오전 7시 50분 수정. '정'훈 교수님으로 알고 있다가 교수님의 발견으로 수정. - 죄송합니다 (__), 성을 바꾸다니 ....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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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흥미로운 강의였다. 예술과 자본 사이를 넘나들며 그 속에서 고뇌해야만 하는 ‘배고픈 예술인’의 처지를 너무 격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배부르지도 않게 잘 묘사해 줌으로써 ‘공연예술’ 분야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를 높여주는 명쾌한, 근래에 보기 드문 강의였다.
특히 예상외의 이야기였던 ‘오페라’에 대한 발언은 논란을 일으킬 수도 있으나 차마 생각하지 못했던 – 이는 나의 무지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 부분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연기라는 것은 사실 개인적인 인식의 틀에서 이해하기를, ‘타고 나는 것’과 ‘갈고 닦아 지는 것’이 잘 융합되어야 멋진 연기자가 되는 것이라는 교과서적인 이야기를 벗어날 수 없었는데 그 ‘연기’의 틀에 ‘오페라’를 집어 넣지 못한 것은 나의 오페라에 대한 편견이 존재했던 것은 아닐까라는 의문을 제기해 보았다.
초중고 음악 교과서를 통틀어 보아도 뮤지컬 곡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고, ‘오페라 나비부인’에 나온 음악이라는, 스쳐 들은 지식들로 채워진 학창시절의 음악시간이 풍성할 수 없었던 이유도 크게 다르지 않음이라.
그렇게 고상하고 왠지 ‘음악스러운’ 오페라는 ‘연기’와 무관하다는 선입견이 뇌리에 박혀 있었다. 사실 뮤지컬에는 연기자들이 나타나지만 오페라에서는 그런 연기자를 ‘딴따라’ 취급한다는 사회적 통념도 일조를 했다. 그러나 전훈 교수의 오페라가 재미없는 이유에 첫 번째로 꼽은 ‘연기가 안 된다’는 분명 내게 혁신적인 개념으로 자리매김 한다.
오페라도, 뮤지컬도 둘 다 ‘극’이다. 극이라는 요소는 성대를 울려 나오는 음성만이 컨텐츠가 아니며, 무대장치를 비롯한 모든 면에서 ‘시각’을 다룬다. 그런 모습의 ‘공연 예술’에서 연기가 빠진다면. 사랑의 아리아를 부르는 사람의 얼굴에 사랑이 피어 오르지 아니한다면. 정말 재미없는 ‘공연’ 아니겠는가?
한 때는 중고등학교 음악 시간에 나오는 곡들만 익히 들어도 왠만한 오페라는 즐겁게 감상할 수 있을 거라는 편견 아닌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대중 앞에 보여주는 ‘공연 예술’이라는 것은. 더군다나 창작 뮤지컬도 아닌 몇 백 년을 내려오는 ‘고정된 컨텐츠’를 공연해야 하는 사람들이라면 그 속에서 분명 다른 형태의 발전을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난타’든 ‘점프’든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변형된 공연이니까 말이다.
전통에 변화를 ‘강요’하는 자본은 패악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 전통을 외면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도, 전통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짊어져야 하는 의무가 아니던가?
수많은 컨텐츠 속에서.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건 제한되어 있다.
Posted by 함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