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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3/07 PC방. 모호한 관계. by 함장 (12)

PC방. 모호한 관계.

퇴근을 하고 강의가 있기까지. 아직은 추운 날씨로 인해 어디 들어가 있을만한 강의실이 없는 관계로 PC방을 이용한다.

가끔 아침 일찍. 혹은 새벽녘에 PC방에 들려서 늘 부러운 사람이 있다면. 그 시간까지 함께 게임을 즐기는 커플들일 것이다.

맞고. 혹은 카트라이더가 아닌 'WOW'같은 게임을 같이 앉아 즐기는 커플을 보면 알게 모르게 부럽다.

취미 생활이 비슷한 커플이 '적당히' 같이 즐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뭐랄까. 그렇게 '재미'를 추구하면서 하얗게 밤을 지새던 것이 오버랩되면서 부러워지는 거다. - 공통된 경험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난 아직도 삶에서 가장 '즐거웠던' 기억 중 하나로 지인들과 PC방에서 밤을 새어가며 같이 게임을 하던 그 시절이 떠오른다. - 연인과 그런 관계가 될 수 있다는 것. 재미난 경험일게다.



사실 오늘 발견한 '커플'은 명확하게는 커플이 아닌 것 같았다. 남성은 여성에게 존대를, 여성은 남성에게 하대를 하는 것도 드물게 만나는 신선한 모습이었지만. 마치 그냥 서로 같은 종류의 게임을 한다는 이유로 텅빈 PC방의 옆자리에 앉아 게임에 대한 수다를 계속 떨며, 서로 물어보며 앉아 있는 모습이 대화의 흐름만 아니라면 참 괜찮은 연인처럼 보였다.



그 둘의 뒷 모습을 보면서. 알듯 모를 듯한 '개입'을 원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요즘 참 '이어지는' 느낌을 갖는 사람을 만나기가 참 어렵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

어쨌든.

외로움도 아니고 어색함도 아닌.

그런 삶이 계속 되고 있다.

씁쓸하지도, 달콤하지도 않은.

Posted by 함장

2007/03/07 10:32 2007/03/07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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