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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2/23 퇴근 길, 쓸쓸한 새벽의 노래 by 함장 (22)

퇴근 길, 쓸쓸한 새벽의 노래

이전 글에서 유추하신 분도 있겠지만, 더 이상 학교 교무실 아르바이트를 할 수 없게 되었다. 학기에 50만원 생기는, 꽤나 괜찮은 수입원이었는데 아쉽다. 뭐 어쩌겠는가, 그렇게 大怒하게 만들었으니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른다.


번역하던 곳에서 방학동안, 아르바이트로 번역검수 일을 봐 오다가 최근 작업용 영상 Capture 일로 전환했다. Tape을 돌릴 데크가 한정되어 있어서, 낮에는 납품할 영상을 송출하기 바쁘고, 회사가 후반제작쪽 일거리를 늘리는 방향으로 흘러가자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서 데크를 24시간 돌리기로 결정했다. 그리하여 야간에 별다른 하드웨어 지식이 필요없는 영상 Capture를 내가 맡게 되었다.


예전에는 리니어 방식으로 번역자들에게 Video Tape을 주어 번역과 동시에 Time code를 일일이 적게 했었는데, 이제는 Mpeg Capture해서 PC에서 작업이 가능하게 해준다. 번역할 때마다 30~40장 되는 Script를 출력해서 손에 들고 본 게 얼마 전인데. 어쨌든, 윈도우즈용으로 Mpeg, 그리고 Mac Final cut Pro용으로 원본영상을 동시 Capture하는 일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물론 번역일도 계속하고 있으며, 그래서 현재 회사에서 이중으로 급여를 받아가고 있다. 돈독이 올랐다고 놀릴 수도 있겠지만, 그저 돈도 벌면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써볼 생각으로 뛰어들었다.


지금 내 개인적인 환경은 사면초가 상태다. 느긋한 생각으로 저질러 놓은 일들과 겹친 몇 가지 급박한 일들이 숨통을 죄어온 것도 사실이다. 뭐 그렇다고 발버둥친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고,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는 방법이 제일 좋은 것.


어쨌든 이 야간 아르바이트를 학기 중에도, 짤리기 전까지 계속 해볼 심산으로 뛰어들었다. 12에 출근해서 오전 9까지 Capture를 하고, 거기서 바로 학교로 갔다가, 수업 끝나면 집에 와서 초저녁에 뻗고. 그리고 일어나서 다시 출근.


상당히 졸리고, 피곤하고, 잠도 오는 환경이지만, Capture라는 것이 그리 많은 정신노동이 필요한 것도 아니거니와 그 짜투리 시간에 내 공부와, 번역일을 동시진행할 수 있다는 매력은 분명 장점요인이다. 물론 체력이나, 건강 문제가 뒤따르겠지만 아직 이십대 아니던가? 더군다나 심야 근무를 처음 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어쨌든 남들과 다른 삶을 산다는 것은 그만큼 고독한 일이기도 하다. 새벽녘에 퇴근하면서 홍대앞 거리로 나오면 그 아침까지도 술집에서 술잔을 기울이는 남녀와, 술에 쩔어 서로 부축해주기 바쁜 연인, 친구들. 모텔 앞에서 들어갈지 말지 고민하는 사람들.


일산에서는 출근길 차량으로 도로 가득 정체를 보이고, 나는 어느 새 여대생 안마시술소에서 걸어나온 여성과 함께 퇴근길에 접어든다.


꽉 막힌 강변북로의 서울 진입길과, 뻥뻥 뚫리는 일산행 도로.


오늘 하루도 버틸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되물으며, 남들과 다른 '역주행'을 하고 있는 내 스스로를 돌아보며.


결국 혼자 걸어가는 길임을 되뇌인다.

Posted by 함장

2006/02/23 08:42 2006/02/23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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