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듯이 달려온 두 달

이제 기말고사가 사흘 남았습니다. 번역도 끝났고, 1주 동안 번역할 일도 없고, 모든 발표도 내일이면 끝납니다. 과제는 근요일에 제출할 5페이지짜리 독후감 하나면 되고, 중간고사와 달리 기말고사는 적어도 하루 전날 책은 한번 훓고 보겠습니다.

2년만에 이렇게 바쁜 2달을 보낸 것 같습니다. 2학기가 되면 똑 같겠지만. 간만에 아무 것도 못 하고 오로지 일과 수업만 듣는 정신없는 일정 속에서 나를 안 잊고 산 게 다행입니다.

이제 또 다른 나를 찾을 시기가 된 거곘죠.

어쨌거나 또 한 주간은. 시험 기간이니 빈둥빈둥 딴 짓하면서.

적당히 휴일 즐기듯 보내야겠습니다. 사실 책 한번 보는 이상은 손에 안 잡히거든요 - _-)a

Posted by 함장

2006/06/12 13:58 2006/06/12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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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의 계곡

중간고사 채점한 것을 받아들고서 느끼는 감정은 은근히 치미는 부아였다. 분명 하룻밤만 지새우며 붙잡고 풀었으면 평균을 충분히 넘을 문제들이었지만, 책 조차도 리마인드 안 하고 간 스스로에게 화를 내야 할지, 아니면 이게 당연한 것이라는 이성의 울림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지에 관한 고뇌 말이다.

학부생으로서 자주 느끼는 거지만, 난 절대 '공부'의 길을 걸어서는 안 된다. 학자로서의 '탐구' 정신 보다는 '마니아'로서의 탐구 정신이 더 크거니와, 학문의 영역이 넓고 심오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도제식' 교수 계보 라인에 들어가고픈 마음은 더욱 없으며, 더불어 이 '학문'들을 '학문답게' 써먹는 방법보다는 '약장수'답게 써먹는 방법이 내게는 훨씬 편리하다.

학문에 지대한 열정을 가지고 가르치고 계시는 교수님들의 수업을 들을 때마다 느끼지만. 나는 분명 '좋은 성적'을 받아서는 안 된다. 그들이 가르치고 싶은 방식으로 이해하려 들지도 않거니와 현재 배우고 있는 대부분의 과목들이 '이론'을 중시하다 보니 현실에 적용하는 사례에 있어서 그 해석 방법에 대한 편의성이 천차만별인 점도 있다.

개나 소나 다 과학이지.

자주 까먹는 일이 있는데, 내가 대학에 들어온 이유는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함도, 학문에 열정이 남아서도 아닌. 그저 졸업장을 따러 왔다는 점이다.

더불어 기왕 온 거 '장학금'을 노려볼 수 있으면 좋겠지만, 요즘 대학 분위기 아시겠지만, 수업과 시험에 목숨 거는 경영대다. '왠만큼 해서는' A+이 된다는 확신도 없거니와 된다 하더라도 그 많은 수의 인원에 장학금 명단에 들어가는 것도 어렵다.

더군다나 학교에서 극좌 꼴통 어린 새끼로 찍힌 나로서는 '교수협의회'의 재단을 향한 경계활동을 '교수로서 품위 없는 행동'이라 생각하고 교수가 노동자라고 생각지 아니하는 학장에게 더 이상 장학금을 구걸할 생각도 없다.

나같은 우파가 좌파라니. 지나가는 쁘띠 좌파도 웃겠다.



학점이 최소 3.0으로는 졸업해야 취업 서류라도 넣는다는 소문이 횡행하다. 졸업하면 서른인데 내가 과연 어디 원서나 들이밀 수 있겠나마는.

그래도 이제 대학 졸업 증명이 없어서 차별대우 받지 않을 거니까.



월 수입이 늘어난만큼, 내 잠자고 먹는 시간과 '수업'을 듣는 시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모두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건 분명히 더 이상 줄일 수도 없거니와 더 늘려서는 학교를 다닐수 없다.

가장 합리적인, 등록금도 해결하고, 생활도 해결하며 '학교'를 다니는 방법은 이길 뿐이다.

난 더 이상 학과 시험을 잘 치르는 학생이 아니라, 그저 간간이 발표수업 때 약장수 기질로 애들을 휘어잡는 기술만 가진, 교수들이 혐오해도 충분할 학생이다.

졸업 때까지 목표 학점은 D-.
재수강 따윈 없다.



p.s RSS 고쳤습니다. 만약 문제 있으신 분은 얘기해 주세요.

Posted by 함장

2006/05/11 09:24 2006/05/11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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