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君의 말에 의하면 미국에서 bikers 는 폭주족을 의미하는데 - 사전적 의미에서 3번, 마지막 의미라서 난 slang 수준인 줄 알았다 - 그렇게 치자면 우린 모두 폭주족이다.
사실 이도 부정할 수 없는게 이 남산의 라이더 모임 장소에 가보면 정말 개나소나 다 bikers다. 다들 공도에서 제한 속도 넘기기는 기본이고, 차선 넘나드는 것에다가 아주 윌리 - 앞 바퀴 들고 주행하는 것 -, 잭나이프 - 급 브레이크를 잡아서 앞 바퀴만 닿은 상태로 차체 뒤를 들어 제동하는 것, 옆이나 뒤에서 보면 차체와 라이더가 V자를 이루기 때문에 잭나이프라 부른다 - 를 하고파 안달이 난 사람들 말이다.
난 공도에서 그러는 걸 싫어한다. 특히 공도에서 고속으로 커브를 돌기 위해 무릎을 땅에 긁는 연습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물론 고속 주행시 안전을 위해서 하는 거지만, 일반 4륜 자동차는 공도에서 고속으로 회전을 할 수 없다. 전복의 위험도 있거니와 안전 운행 때문이다. 그런 4륜 자동차와 같이 쓰는 '공도'에서 자신들의 고속 주행을 위해 그런 위험을 부리는 것은 자신들의 목숨은 둘째치고, 4륜 자동차 운전자에게 위험하지 않은가? 자신과 부딪힌 모터싸이클 운전자가 죽었다고 생각해보라. 끔찍하지 않은가?
뭐 다들 그러는 건 아니니까. 어쨌든 그건 그렇고.

파란색으로 된 사각형이 라이더의 집합소 같은 곳이다. 동호회나 까페의 번개가 주로 이루어진다. 백범광장 가장자리에 있는 매점 앞의 주차장에 보통 모인다.
전에는 국립극장 입구를 통해서 서울타워 바로 아래까지 올라갈 수 있었으나, 이젠 아예 자전거를 포함한 이륜차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어서 다들 저기에서 모이나보다.
폭주족이라는 표현을 써서 오해할지도 모르겠는데, 요즘은 저 곳에 가면 크게 두 부류의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스쿠터를 타고 다니는 패거리와 미들급 이상의 큰 차를 타는 패거리. 패거리는 단어가 눈에 거슬릴지도 모르나, 사실 분명 집단을 밖에서 보는 시각으로는 그럴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일반인'의 모습이라기 보다, 좀 더 자유분방한 헤어스타일과 복장은 스쿠터나 모터싸이클을 탄다고 허용되는 개념은 아니니까 말이다.
위에서 '오해'라는 단어를 쓴 이유는 바로 그런 점이다. TV에서 비춰지는 폭주족의 개념은 '보호장비'없이 차선을 마구잡이로 넘나들고 곡예운전을 하는 치기어린 애들이 비춰지지만, 내가 얘기하는 폭주족은 그냥 사전적 의미의 '폭주' - 매우 빠른 속도로 난폭하게 달림 - 일 뿐이다. 분명 일반 차량보다 가속도 빠르고, 그렇게 '빠른 것'이 공도상에서는 '난폭한' 모습임에는 분명하니까 말이다.
그러나 확실히. 여기 모이는 사람들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스쿠터 타는 사람들도 기본 헬멧은 착용하고 - 사실 올라오는 입구에 경찰차가 상시 대기해서 그런지도 모르지만 - 배기량이 좀 되는 모터싸이클을 타는 사람들은 프로텍터는 기본에 수트까지 차려입고 다니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말 그대로 제대로 '준비하고' 타는 사람들이다. - 물론 사실 스쿠터 동호회는 좀 거부감이 든다, 것도 최소 7~80km의 최고속력을 낼 수 있는 무서운 탈 것인데 그렇게 마냥 펄럭거리는 반바지에 힙합 복장은 좀 많이 걱정된다 -
위화감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나같이 출퇴근을 위해서 쓰거나 퀵 서비스 아저씨들과 달리 레저용으로 타는 사람들도 부지기수인데다가 그들이 타고 다니는 외산 모터싸이클의 가격 또한 1,000만원에 육박하거나 가볍게 넘어버리니까 말이다.
물론 헝그리 라이더도 많다. 기름값을 아끼려고 투어 따라 가서도 빵과 우유로 끼니를 때우는 사람이 있을 정도니까.
뭐 어쨌든. 그런 위화감이 있더라도 그렇게 모일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건 참 반가운 일이다.
나도 비가 안 오는 더운 밤이면 저 곳에 올라가 800원짜리 캔 커피를 뽑아 먹으며 남산타워의 야경을 구경하다가 돌아 내려오길 수 십번.
그러나 매번 올라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가끔은 라이더인 여자친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확실히 모터싸이클을 타는 언니는 넘흐 섹시하거든.
Posted by 함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