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비아 님의 글에 달린 만두... 님의 코멘트를 보고, 쓰고 싶던 것인데, 이제야 쓰게 된다.
경제학을 배우다 보면 Prisoners' Dilemma, 즉, 수인(죄수)의 딜레마 라는 것이 나온다. 물론 경제학에서 나온 것이라기 보단 '철학'에서 나온 것이라 사료된다. 아마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보고 싶다면 Prisoners' Paradox 혹은, Prisoners' Dilemma 등으로 확인해 볼 수 있다.
요약해 보자면, 두 명의 죄수가 공범으로 경찰에게 붙잡혀서 취조를 받는 상황에 놓여있다. 경찰은 둘을 잡아 넣을 수 있는 그 어떤 증거도 포착하지 못했다. 그래서 범죄를 수습하기 위해 경찰은 자백을 받아내야만 한다. 각각 격리된 곳에서 서로 연락을 취할 수 없게 해두고, 양쪽에게 경찰은 이렇게 고한다.
"자, 자백하면 넌 1년만 썩고, 저 방에 있는 네 친구녀석은 5년을 썩는거야"
물론 반대 방에서도 동일한 일이 이루어진다. 더불어 이미 범행을 저지른 이들은 법적 계산도 하고 있다.
'둘 다 자백 안하고 뻗대면 경미한 처벌로 2년만 살고 나오면되고, 둘 다 자백하면 정상 참작으로 3년을 살게 되겠지'
이런 상황에서, 한 형사가 취조실로 들이닥치며 외친다.
"증거를 확보했습니다! 형사님!"
형사는 웃으며 범인을 돌아본다.
"자 마지막 기회다, 자백할텐가? 네 친구 녀석이 먼저 자백할지도 몰라"
물론 들이닥치며 증거를 확보했다고 한 경찰은 '엄포'를 놓은 거다. 그것이 바로 우리네 언론이나 다름없다. 조선일보 보라, 우리나라 경제 바로 내일 망할 것 같지 않은가?
위의 Prisoners' Dilemma에서 볼 수 있듯이, 인간의 '합리성'이 가지는 한계를 얘기한다. 꽤 많은 사람들이 인간은 '합리적인 동물'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순전히 교과서의 문맥이 틀려서 그렇다. 인간은 합리적인 동물이 아니라 '합리성을 추구하는' 동물이다. 모든 인간의 선택이 합리적이라면, 우리는 아마 세상 돌아가는 모든 이치를 순식간에 꿰뚫고, 쉽게 미래를 예측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주위를 둘러보라, 그럴 수 있는가?
경제학에서 얘기하는 '합리적 효용성'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인데, 예컨데 어떤 의사는 아프리카 오지에서 봉사하는 것이 생의 '낙'인 사람도 있고, 어떤 의사는 병원하나 개업하고 그 동안 번 돈으로 외제차 몰며, 골프치는 것이 '낙'인 사람도 있다. 이는 저마다가 느끼는 '효용'이 주관적이기 때문이며, 이는 곧, 경제적 합리성이 '돈'과 관련된 이익이 늘어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다시금 Prisoners' Dilemma로 돌아가보자면, '친구'와 소통할 수 없고, 미리 자백 안 하기로 짜둔 상황에서 증거를 확보했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여건을 만나면 '합리적이고자'하는 인간은 흔들릴 수 밖에 없다. 여기서부터 인간군상의 씻을 수 없는 오점이 발생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친구는 '자백'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면서, 자신이 먼저 '자백'해 버리는 이 얼토당토 않는 '나부터 살고보자'는 식의 대처는 일견, '내가 그 사람이라면....'이라는 추측과 함께 합리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불쌍하게도,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친구'도 그러하다. 결국 '나만 자백하기'로 결심하고 친구는 어떻게 되든 '난 1년 살테야'하고 자백을 감행했건만, 친구도 똑같은 상황으로 자백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둘은 3년형을 언도받고, 3년동안 '친구'를 믿었던 자신을 한탄하며 출소후에 어떻게 상대방을 갉아먹을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우울한가? 그러나, 이 이야기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명확하게 짚어낸다.
여러분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민주주의 사회에서 모든 국민은 동등한 권리를 갖는데, 왜 늘 '권력'은 소수만 갖는지 말이다.
경제학을 좀 읊어댄 사람은 이렇게 말하겠지, '권력의 희소성' 때문이라고. 개뿔.
권력에 희소성이 어디있는가? 한 개인이 가진 권력은 제한되어있고, 그 제한된 권력은 평등하게 나누어져 있고, 더 필요하지도 않는데다가 '소모'되지도 않거늘 무슨 '희소성'운운인가?
그렇다. 권력이 '소수'만 갖게되는 이유는 '민주주의'가 '자본주의'와 맞물리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아 거기 '지나가는 사람'. 키보드 내려놔라, 지구상에 나타난 '공산주의'가 그게 공산주의더냐?
'자본'은 한정되어있고, 쟁취는 제로섬 게임이다. 한 쪽이 '부'를 축적하면 반드시 '부'를 잃어버리는 쪽이 생긴다. 그래서 '부'는 소수가 독점하게 된다. 이 점이 '민주주의'와 닿으면서 웃기게 흘러버린다. '부'를 가진 쪽이 '권력'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된다.
분명 국가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 부터 나오고, 그 행사권도 국민에게 있어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바로 Prisoners' Dilemma에 그 해답이 있다. 각 국민이 '민주공화국'의 '공화'적인 성격, 즉, '개인적인 합리성'이 아니라 '사회적인 합리성'을 추구해야 권력추구에 있어서도 국민의 '진성'이 우러나오는 법인데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Prisoners' Dilemma에서 '사회적인 합리성'이란 결국 둘다 자백하지 않고 가볍게 2년 형량을 보내고 끝내는 것이다. '친구'가 자백할 거라는 두려움도 이겨내고, 혼자 고백하면 1년만 살면 되지만, 둘이서 끝까지 버텨내면 둘다 2년씩만 살면 된다는 '연대감'으로 상황을 극복해내는 것.
그것이 바로 '사회적 합리성'이며, 서로 '상생'하자는 '공화'의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
국민연금, 월급에서 10만원 채 안되게, 혹은 10만원 넘게, 뭉텅뭉텅 잘려나가는 것 보면 울화가 치미는 것 이해 못할 바아니다. 어딜 가서 '연봉 얼마예요'라고 말하고 다니지만 '실 수령액'이 사실 얼마 안 되면, 짜증도 난다.
하지만, 당신은 '늙는 것'이 두렵지 아니한가? 우리 사회의 노령화 지수가 엄청난 속도로 증가하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 더불어 장년층과 노년층은 늘어나지만 그들이 '노동인구'로 남아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기업'은 당연히 정부를 압박하여 해외의 싸고 젊은 노동자들을 들여올 것이고, 50을 넘으면 일자리는 커녕, 아르바이트 자리도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인데 말이다.
물론, 똑똑한 개인께서, 스스로 돈을 굴리면 노년을 보장하기 위해 돈을 잘 불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똑똑한 당신만의 착각이다.
어떤, 정규직 노동자가 어느 날 갑자기 '비정규직'으로 몰려나면서 '동일 가치 노동에 동일 임금을!'을 외치는 일이 생기는 이유는 바로 그런 것이다. 자신에게 그런 일이 '닥치지 않을 거라는' 왜곡된 기대 심리.
마치 복권을 살 때, 나만 당첨될 확율이 높은 것 처럼 기대되는 것과 동일한 이야기다.
현재 자신이 처한 입장이, 노년까지 저축할 비용을 충분히 벌어둘 수 있을 거라고 쉽게 계산할 수 있다 하더라도, 그건 모르는 일이다.
그리고 분명, 현재 우리 사회는 그렇지 못한 사람이 너무나 많고, 그런 위치의 사람들과 우리가 '함께' 늙어가고 있으며, '함께' 노동인구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국가라는 것이 '세금'으로 지탱되고, 그 '세금'이라는 것이 노동을 하든, 자본으로 굴려 먹든 소득이 있는 사람들에게 징수되는 것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더불어 '소비하는 사람들'의 그 지불가격에도 엄청난 양의 세금이 붙어있다는 것도 말이다.
이 많은 인구가, 늙어서, 돈도 못벌고, 소비도 못하고, 생산도 못하는.
그런 대 재앙과 같은 세상을 상상해봤는가?
지금 국민연금에는 국민 전체가 '들이부어도' 한참 모자랄 우리 젊은 층의 '인구'가 생성되어 있다.
이들이 동남아로, 아프리카로, '돈 적게 드는' 곳으로 이민을 가서 정착하고 살지 않는 한, 우리나라에서 뼈를 묻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현재, 우리나라 출산율은 세계 최저다. 서구 유럽국가가 '이민정책'을 주도한 이유는 젊은 노동인구와 그 인구가 내어야 할 '세금' 확보를 위해서였다.
이제 우리나라도 '단일 민족국가'라는 개뿔딱지 같은 소리를 내뱉을 수 없다. 분명, 우리 사회는 노동력을 원하게 될 것이고 언젠가는 '이민정책'을 고려해야될 것이다.
우리 부모세대는 다카기 마사오 아래에서, 그저 가족 먹여살릴려고, 대한민국의 미래는 커녕, 가족의 미래를 챙기기도 바빴었다. 그렇게 허리띠 졸라매고 애들 낳아서 여기까지 달려왔더니. 이제 애들은 '당신들처럼 살지 않겠어요'라면서 자기 소비에 열심이다. 돈을 모아서, 차도 사고, 아파트도 사고, 좀 더 좋은 생활, 좀 더 나은 '소유'를 꿈꾼다.
한 마디로 이러다간 좆됀다.
Prisoners' Dilemma에서 처럼, 지하철 역사에서 자고 있는 노숙자와, 일자리가 없어 방황하는 30~40대 인부들을 바라보며, '경쟁에서 뒤쳐진 사람들'이라고 비아냥 거리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는 자기 혼자 '1년' 살려다가 같이 3년 살게되는 꼴을 불러온다.
지금 20대부터 40대는 우리 부모세대가 고생했듯, 대한민국의 미래에 '연금'이라는 희망을 남겨주기 위해. 돈을 갖다 부을 수 밖에 없다.
그게 '사회적 합리성'으로. 우리가 민주'공화'국에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Posted by 함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