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에서 '섹스'를 뺀다면 과연 사랑인가? 라는 의문을 넘어선 확신을 가지고 살아가는 내겐 그저 이 영화가 보여주는 것이 그 옛날 '거짓말'이라는 영화에서 보여주던 '탐닉'의 수준을 짓밟고 넘어설 수 있는 '상업적 흐름'을 보여줄 수 있는가가 관건이었고, 결국은 그에 부응하는 낮설지 않은 이야기를 펼쳐줬음은 인정할 수 있다.
예컨데 포장 자체는 왠지 사회 통념적으로 있어서는 안될, '열 아홉과 서른 둘의 사랑'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사실 속살을 까보면 그저 그런 사랑이야기로 밖에 보일 수 없는 구도를 보여준다.
영화 속에서 자신들의 '상황'으로 상처입고, 힘들어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서정이 받은 '사회봉사 100시간'을 견뎌내는 장면들은 그의 행동에 대한 속죄도, 억울함도 아닌, 그저 단순히 그 '순간'이 어처구니 없음에 대한 '분노 아닌 분노'일 뿐이다.
그러면 우리의 탕아, 심지호는 어떤가? 도무지 열아홉이라 볼 수 없는 저 놀라운 통빡 굴리기는 마치 이 영화가 박철수 감독의 영화가 아니라 김기덕의 영화인가 착각하게 만들 정도의 어처구니 없는 캐릭터가 아니던가? 물론 나도 애늙은이로 불리던 사람이었지만, 애늙은이와 30대 초반 여성과의 사랑은 '나이'를 넘어선 '나이살'을 통한 연애질이 아니던가?

초반에 보여준 신문기자들의 접근과, 그 후로 스토커 처럼 이어지는 신문기자의 취재활동도 그리 '부담감'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이것은 감독이 의도한 '3者'의 시선 구도라기 보다 애초에 그런 '나이 제약'은 사회의 가시적 허울일 뿐, 명명백백하게 그들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느껴지게 한다.
그렇다. 오히려 그들의 사랑을 방해하는 것은 결국 그들의 서로에 대한 소통의 의지였다. 며칠 밤낮을 먹고 자고 섹스만 함으로써 그동안 떨어져 있던 나날들에 대한 복수를 해대고, 그것도 모자라 도대체 아버지 카드를 사용하는지, 노동은 제외된채, 아무 생각없이 그저 먹고 즐기고 섹스하고 잠을 잘 뿐이다.
그런 그들이 결국 도달하는 것은 사랑이던가? 그렇다. 사랑일 수 밖에 없지 않은가?
애틋한 사랑도 사랑이고, 격정적인 사랑도 사랑이다. 그 누구나 일생의 몇일간을 처음 본 여자와 격하게 섹스하고, 그 날들을 잊지못해 평생 반추하며 살아가는 경험을 가질 수 있지 않던가?
심지호가 결국, 성인이 되어 '생계'를 걱정하는 아주 미약한 한마디의 모습속에서야 겨우 그들이 부닥친 삶의 환경이 얼마나 머나먼 거리에서 그들을 향해 달음박질 쳐오는지 알 수 있다. 그들의 사랑이 '철부지'들의 연애질로 보일뻔한 이 장면 또한 결코 그들의 격정적인 사랑에 해가 될리가 없다.
결국 그들이 바라는 것은 같이 있고 싶음, 같이 사랑나누고, 섹스를 하고, 같이 요리하고 밥을 먹기 위함이 아니던가?

서정의 친구로서, 이들에게 보금자리를 제공하고, 그 속에서 '자신의 상상'을 채워가며 나름의 즐거움을 만들어내고, 그들의 행복을 옆에서 관찰해나가는 모습.
극중 화자에 가까운 이 모습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우리사회의 통념을 깨기 위한 시도들이 결국 각 연결요소인물들의 잔치장이 되어버렸을 땐, 그 초점이 흔들려 아쉬운 점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위치는 보는 이가 가져야할 태도를 견지하기 쉽게 해주었다. 사회적 제도인 '법'의 테두리를 무시하는 그의 공방에선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를 넘어선 인간 본연의 자유도 주어지고, 그 자유의 틀속에 심지호와 섹스하는 상상을 펼쳐보이며 스스로의 생각의 나래에 대한 자유도 부여한다.
그리고 법적으로 미성년인 심지호와 관계를 가지는 서정도 그 공방에선 용서를 받은거나 진배없지 않던가?
사실 사람들이 자신의 성공과, 안위, 그 외의 여러 잡다한 요소들 때문에 '노동'을 하고 그로인해 벌어먹고 사는 모습을 견지한다고 인지하지만 포장마차 아주머니의 한마디는 너무나 노골적이고도 직설적인 표현으로 충고 한마디를 건넨다. 결국 먹고 살려 하는 짓이 '살기 위함'이 아니라 '사랑하기 위함'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진실.
궁극적인 목적이 살기 위함이던가? 사랑하기 위함이던가? 성공하기 위함이던가?
식욕이든 성욕이든. '욕구'가 생긴 후 부터 인간이 죽을 때까지 영위하는 삶. 그 속에 든 '지속의 욕구'가 충족하게 채워질 때까지, 밥먹고 섹스만 하는 것이 '나쁜 짓'으로 오해받기엔, 우리가 실제 행해가고 있는 삶 속에서 그것들이 얼마나 중요한 일들인가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그나저나 오윤홍씨에게 너무나 빠져버렸다. 공방에서 구워내는 모습과 그 '섹시'한 모습이 겹쳐지면서. 간만에 '극'을 보면서 여배우에게 빠져버린다.
Posted by 함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