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Results for '사색하기/기억들'


127 POSTS

  1. 2005/11/28 불씨 - 신형원 by 함장 (28)
  2. 2005/11/23 간만에 만난 추억들 by 함장 (11)
  3. 2005/11/23 확보한 렌즈군 - 더 이상의 추가장비는 없다. by 함장 (19)
  4. 2005/11/22 홍세화 아저씨 강연회에 오세요~ by 함장 (8)
  5. 2005/11/22 오마이뉴스 간담회 by 함장 (4)
  6. 2005/11/18 간만에 편한 한계감. by 함장 (10)
  7. 2005/11/16 스킨을 바꾸고 계정을 옮기는 데 얼마나 걸릴까? by 함장 (19)
  8. 2005/11/15 여전히 명쾌한 유시민! by 함장 (10)
  9. 2005/11/13 그리운 것은... by 함장 (9)
  10. 2005/11/10 뒷담화, 오해, 뒷다마 by 함장 (16)
  11. 2005/11/10 군대문화 이너뷰, 예비역의 생각들? by 함장 (17)
  12. 2005/11/10 사과문 - 글빨 딸리면 일케되는 --; by 함장 (10)
  13. 2005/11/09 크리스마스 선물 by 함장 (13)
  14. 2005/11/09 연애에 관한 억울한 변명 혹은 진실 by 함장 (18)
  15. 2005/11/07 외롭다 by 함장 (18)
  16. 2005/11/03 현수막 단상 by 함장 (5)
  17. 2005/11/02 사진 속 내 모습 by 함장 (19)
  18. 2005/10/31 자학, 캐츠비, 시월의 마지막, 가을... by 함장 (8)
  19. 2005/10/27 커플링, 커플티, 추억들 by 함장 (14)
  20. 2005/10/26 가족주의, 행복의 가치 by 함장 (13)
  21. 2005/10/26 우익청년 윤성호 - 그의 독립영화들 by 함장 (5)
  22. 2005/10/23 청계천 나들이 by 함장 (23)
  23. 2005/10/19 글쓰기, 번역체, 문법 - 글을 쓴다는 것 by 함장 (28)
  24. 2005/10/12 사진을 찍기 시작하다. by 함장 (29)
  25. 2005/09/23 부채, 인연, 돈, 욕망, 소망. by 함장 (16)
  26. 2005/09/23 잡초와 영영, 사랑의 깨달음. by 함장 (8)
  27. 2005/09/17 귀성길 by 함장 (8)
  28. 2005/09/16 감미로운 목소리가 부르는 착각 - 린 3집, 보통여자 by 함장 (5)
  29. 2005/09/11 리메이크, 리메이크, 리메이크 - M.C The MAX : Memory Traveler by 함장
  30. 2005/09/08 흐린 가을 하늘에... - 김광석 ANTHOLOGY 1. 다시 꽃씨 되어 by 함장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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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씨 - 신형원



그 누가...

나를

사랑한다고 해도

이젠....

사랑의 불꽃

태울 수 없네

슬픈....

내 사랑.....

바람에.... 흩날리더니....

뜨거운 눈물속으로....

사라져 버렸네....


텅빈 내 가슴에....

재만 남았네....

불씨야....

불씨야.......

다시 피어라.......


끝내.....

불씨는........

꺼져... 꺼져 버렸네......

이젠 사랑의 불꽃.....

태울 수 없네......



-------------------------------------------



기대고, 버텨주고.

기억속에서 사라져버린 느낌.

현실이라는 것. 우스운 건데.

내가 우습게 여기는 만큼. 타인도 그러할까?



다시 피우는 것이 두려운 게 아냐.

타인에게 사랑을 강요하려는 짓이 폭력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지.



눈을 높이고. 눈을 낮추고.

그런 건 개그야.



용기는 사랑을 얻기 위해 쓰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거야.

그렇기에 난 사랑을 시작하지 못하는 것이지.

지킬 힘이 없거든?

사랑할 힘은 있는데 경쟁할 힘은 없어.

그냥 나무처럼 서 있을 순 있어도 히말라야부터 사바나초원까지 여러 환경을 만들어서 아름답게 보여줄 순 없어.



그냥 이렇게. 작게 작게. 조용히 꺼져가길 기다리는 것은 그런거야.

그런게지.

Posted by 함장

2005/11/28 00:23 2005/11/28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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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만난 추억들

아는 녀석이 100일 휴가를 나왔더랬습니다.

늦은 나이에 군대가서 운전병이 된 모양인데 확시히 군대 많이 바뀐 것을 느낍니다. 물론 그 녀석 들어간 날 당일에도 구타사건이 발생하여 한 소대 전 병력이 뿔뿔이 흩어지게 된 듯합니다만.


어쨋든 이병 주제에 다른 병들에게 'OO형은 어떻게 생각해요?'라는 얘기를 들으며 대화하고 있다니 격세지감이 크군요. 심지어 당직날 새벽 늦은 근무면 들어와서 취침하지 않고 기상시각까지 책 보고 있는 이등병이라니. 뭐 원래 특이한 녀석이긴 했습니다만 ㅋㅋㅋ


대학로 한 주점에 앉아 막걸리에 두부김치를 먹으며 나누는 담소는 간만에 추억으로 회귀하게 만듭니다.

가게 골방에서 김광석 노래를 틀어놓고. 소주와 새우깡을 벗삼아 이 얘기, 저 얘기.

눈물을 마시던 우리.

서로의 기억에 있던 잊혀져간 연인들을 소회하며 어느새 귀퉁이를 벗어나 다른 곳을 보고 있는 현실은 쉽게 젖어들게 만듭니다.



기억이란 스스로 조작해나가 봅니다. 그 녀석이 얘기해 준 그녀의 기억들이 어느새 내가 인지하던 과거와 비껴나가는 모습에선 내가 스스로를 속여왔는지. 그녀가 스스로 속여갔는지. 알 수 없는 과거속으로 사라져가고 있나 봅니다.


헤어진 후에도 바뀌지 않는 커플 전화번호는 그저 채이는 입장에서의 배려였습니다.

혹여나. 힘들 때 전화할 이가 없을까봐.

어느새 배려는 잊혀져가고, 익숙해진 전화번호로 남아있는 내 것.



조작된 기억에 대한 확신을 찾으려, 번호 하나 틀린 그녀의 전화로 다시금 걸어본 것은 실수였을까요?



씁쓸한 술맛, 잊지 못할 추억, 잊어야 할 기억.

그 속에서 우리는 그렇게, 서로에게 자유롭지 못한 채 생을 살아가나 봅니다.

Posted by 함장

2005/11/23 15:36 2005/11/2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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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D를 구입하고 이제 2,000여 컷을 찍었습니다. 호홋, 매일 사진기를 들고 다니면서 참으로 잘 샀다고 여기며, 즐거운 찍기놀이를 하고 있지요.

350D 번들렌즈


번들은 끼워서 파는 것이라고 생각하심 됩니다. 350D 번들세트를 샀기 때문에 요 렌즈가 붙어있습니다.

18mm 광각부터, 55mm 까지의 화각을 보이며, 긴요한 렌즈로 쓰고 있습니다.

시그마 55-200


요늠은 Sigma라는 회사에서 만든 저가형 망원렌즈 입니다. 망원이라는 것이 뭐 아주 멀리까지 보이는 것은 아니고, 그저 한 50미터 앞의 도로 대형 표지판이 한 화면 가득 들어오게 하는 정도라 보시면 됩니다.

55mm 에서 200mm 의 화각을 보입니다. mm수가 커질 수록 멀리 있는 피사체가 가까이 보이는 것을 의미합지요.... 정확히는 가까이 보인다기 보다는 확대해 보인다는 표현이 - _-)a

어쨋든, 멀리 것을 땡겨보다 보니 렌즈 길이가 길어지고 상하 흔들림도 커져서 정확한 구도로 찍기가 어렵습니다. 정확한 구도를 원하신다면 렌즈 끝 부분을 받치거나, 삼각대를 꼭 쓰는게 좋을 것 같아용.

Canon 50mm 1.8 II


요건 단렌즈라고 불리는, 화각이 고정된 것입니다. 50mm 화각이구요. 요거 참 재미있는 렌즈입니다.

렌즈의 밝기가 밝아서 초점을 맞춘 곳 외에는 흐릿하게 나오는 현상이 있습니다. 세부 설정을 특별히 할 것 없이 사진기 관련 말로 심도가 얕은 효과를 아주 잼나게 즐길 수 있더군요.



어쨋든, 이로써 18mm 부터 200mm 까지 화각의 모양새만 골고루 갖췄습니다. 물론, 훨씬 좋고, 실 화각이 다른 그 수 많은 렌즈들이 있지만. 요걸로 만족이라서 다른 것은 별 생각이 없습니다 켜켜켜.

배부른 소리겠지만^^; 요걸로 충분하다 생각하니 이로써 추가장비는 더 없이, 제 사진찍기 놀이가 이어질겝니다용 퀠퀠퀠



이상. 자랑질이었습니다 - _-)v

Posted by 함장

2005/11/23 14:49 2005/11/23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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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2005년 11월 23일 수요일) 저녁 7시에 연세대학교 공학관 A003호 에서 홍세화 아저씨의 강연이 있습니다.

공동체 라디오 마포FM에서 주최하는 것이구, 강연회비라던가 입장료 같은 것은 없습니다.

연세대 학생을 위한 것도 아니고 마포FM에서 홍세화 아저씨 강연회에 사람들이 많이 찾아올 거라 예상하고 장소를 구하다보니 연세대까지 간 것이니까 많은 분들이 부담없이 오셔서 좋은 말씀 듣고 가시는 기회가 될 겁니다.

무료잖아요 --)b

전 회비 냈는데 ㅠㅠ

각설하고.

주제는 홍세화 선생님 강연(한국사회 언론에 대해 말한다) - 한국사회의 언론미디어, 진보언론·대안언론입니다.

뭐 그런데도, 아마 늘 하시는 얘기. '존재에 대한 배반'을 말씀하시지 않을까 하여 예전에 학교에서 강연하신 내용을 제가 정리한 글도 한번 쯤 보고 오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사실 장소가 '공학원'인지, '제1공학관'인지 '제2공학관'인지 저도 잘 모르겠사옵니다 -0-

아마 연대 정문에서부터 안내가 붙어있을거라 추측하오니 잘 찾아오시길 (__;;;a

저 홍세화 아저씨 싸인 받을려구 내일 책도 사려한다눈 -0-

캬캬캬캬

암튼, 또 설레는 밤입니다요~ 홍세화 업뽜 므쨍이~

Posted by 함장

2005/11/22 20:28 2005/11/22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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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간담회

간담회 가서 얻은 것들


지난 주 금요일 오마이뉴스에서 주최하는 간담회에 다녀왔습니다.

김중태님과,하늘이님, 이장님, 블루문님, 코난님, 2Z님, hof님, 떡이떡이님, 한날님은 웹에서 자주 뵐 기회가 있던 분이었고,

무한마루치님과, Chester님, 신현석님, jely님, 달삼님은 제가 워낙 블로그를 잘 못 돌아다녀봐서 처음 뵙는 분이었지요.

오마이뉴스 관계자 분들 중에, 오연호님이야 유명하실게고, 사실 부사장이신 천호영님이 인상깊었습니다. 언제 나중에 다시 뵐 기회가 있다면 옆에 찰싹 달라붙어서 좋은 얘기 많이 듣고 싶었던 게지요.

오마이뉴스의 정윤호님이 추진해서 이루어진 간담회로 생각되었는데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김중태님 말씀따나 사람이 많아서 오마이뉴스로서는 얻을 것이 없는 간담회가 되었습니다.

물론 제가 거기에 일조를 했지요 --)v 온갖 오마이뉴스로서는 쓸데없을지 모르는 블로그에 대한 상식이야기만 주절주절......orz

쩝, 역시 너무 유명하신 분들 사이에 나가서 빈수레가 요란하다고 자발적으로 많이 떠들어대서 같이 참석하신 분들에게 많이 욕먹었을 듯 싶습니다 (__;a

저 섭외하신 윤호님 한 소리 들으셨을 듯 -0-



블루문님께서, reward라던지, 실질적인 문제에 대한 접근의 화두를 던지면서 상식적인 얘기를 좀 벗어나는가 싶었는 데, 역시나 시간과 많은 참석자라는 한계가 아쉽게 만들어버렸습니다.



어쨋든, 뒷풀이로 가서 간만에 좋은 이야기와 오프에서 처음 뵌 분들로 부터 좋은 경험을 갖게 되었습니다.

인원이 많아서 다 자세히 뵙지는 못해서 아쉬웠습니다만.

올블로그 1주년 기념식에 가서 처음 뵈었던 김중태님이지만 많은 말씀을 못 들어서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술자리에서 글 이야기라던가, 우리나라 온라인 문화에 대한 이야기, 계획하신 것들을 들을 수 있는 기회라서 너무나 즐거운 자리가 된 듯 했습니다.

하늘이님도 간만에 뵈어서, 너무 반가웠던데다가, 블루문님과 얘기하면서는 감탄에 이르렀지요. 이 분 글 짧게 쓰시는 이유가 '그만큼 알기 때문'이라 하신것 처럼, 확실히 통념을 꿰뚫는 이야기와 주제의식, 그리고 분석적인 면모는 매우 새로웠습니다. 홍홍 다음에도 또 뵐 수 있기를.

Chester님과 대화하면서는 자기 사업에 대한 열정과 철학이 명쾌하셔서 인상이 깊게 남았는데요, 그 자상하신 얼굴처럼 이야기를 풀어나가심에 있어서도 그 진심이 묻어나는 향취가 나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떡이떡이님은 소탈하신 모습에 너무 감동이었습니다 +_+ 즐거운 담론 수준의 이야기들로 소통을 이룰 수 있는 멋진 분이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정윤호님은 참 아주 오래 알고 지낸 사이라고 착각할 정도로 (물론 서로 코멘트하며 산지는 꽤 되었습니다만 =0=) 반가웠습니다. 아쉬웠던 점이 호스트 입장이시라, 여기저기 얘기하시느라 정작 많은 얘기를 못 나눈 점이 아쉽네요. 다음엔 오붓하게 쏘주 한잔?

더 많은 분들과 즐거운 이야기를 나눴어야 하는데, 장소와 시간의 문제로 그렇지 못한 것이 아쉬웠습니다.

사실 일요일엔 원가회계 시험도 있어서 새벽까지 아니달리고 집으로 갔습니다만....(사실 시험 망쳤어요 ㅠㅠ)



어쨋거나, 오마이뉴스는 꽤나 비싼 비용을 투자한 간담회였습니다만, 작은 상식의 담론 수준으로 해결되어 아쉬우시겠습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좋은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해 주신 오마이뉴스 관계자 분들께 감사를~!

Posted by 함장

2005/11/22 17:12 2005/11/2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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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편한 한계감.

공동체 라디오 방송인 마포FM에서 공동체 라디오 강좌를 듣고 있습니다.

공동체 라디오에 대한 포스팅은 좀 지난 후에 몇 가지 정리해서 할까 합니다. (아직 라이브 블로그 2 포스팅도 못해서 --;;)

마포FM에서는 '레주파(Lezpa)', 즉 레즈비언 주파수라는 모토아래, 'L양장점'이라는 1시간짜리 방송이 매주 수요일 밤 12시에 송출됩니다.



오늘 강좌에서는 'L양장점'의 드~자이너 '청명'님과 관계자 분이신 '물통'님을 모시고 얘기를 들었습니다. 강좌 전에 지금까지 방송된 분량도 듣고 참석하게 되었지요.

제가 예전에 '호모 포비아' 관련된 얘기를 하면서, 한국 사회에서의 일반적 남성들 혹은 마초들이 '동성애자'와 '동성연애자'를 구분하지 못하거나 아니하는 이야기들을 좀 건드려 보려했던 시도를 한적이 있습니다. 뭐 그 뒤로 꼴마초의 명성을 온 누리 자자손손 퍼트리고 있습니다만.



사실 갈수록 제 입장에서 확실해지는 것은, 여성주의를 아무리 들춰봐도, 머리로는 이해해도, 가슴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동성애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이야기들을 아무리 들어봐도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가슴으로는 이해하지 못해요.

제가 이해한다고 하면 그건 제 기준의 제 입장에서 위선인거에요.

요거 경험적 이야기와 맞물리는데, 제가 아무리 노동자 입장, 성적소수자 입장, 억압받는 여성의 입장 머리로 이해하고 얘기한다고 해서, 실질적으로 실생활에서, 제가 머리만으로 인지하는 그 수많은 여성이 느끼게 되는 사회의 불합리들을 직접적으로 부딪치지 않게되는 한, 생활에서 몸에 배게 만들 정도의 사고의식을 갖추기란 꽤나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해요.

문제는 거기에 올인할 정도로 제가 발벗고 뛰어서 노력할 수 없다는 점이지요.



예전에 '군대문화'얘기하면서도 어떤 분께서, '경험해보지 않아도 머리로 이해할 수 있는 문제'라 말씀하시면서 예비역들의 한속같은 따분한 이야기를 비난하는 코멘트를 남겨주신 적이 있는데, 일견 같은 맥락으로 설명될 수 있다고 봐요. 미니스커트 논쟁에서도 하루에 수십, 수백번씩 그런 시선을 온몸으로 받는 '당사자'와, 지나가는 수십, 수백명의 여성들 중,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에게 시선을 던지는 '남자'의 입장에서, 그 '횟수'의 차이가 던지는 이해의 관계와 폭력성은 '당사자'가 되어보지 않으면 가슴으로 이해하는데 꽤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든다고 봐요.



분명, 머리로, 차가운 이성으로 이해하는 방법이 대안이긴 하지만. 그런 선천적 차이로 본질의 구성을 노려보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고 계속 느끼게 돼요.

여성주의와 동성애자 권익보호. '연대'라는 측면에서 그렇게 어려운 것은 '경험키 어려운 이야기가 일반 삶에 어떻게 편입되는가'라는 거죠.



그래서 공격적인 여성주의 글이 불편하고, 그런 글 중 동성애자의 권익보호를 위해 이야기하는 글들 또한 불편했던게 사실이고 지금도 그러합니다.

본질적 한계와 합리적 사고의 한계성도 겹쳐져 더 폭을 넓히기 위한 대화의 창구가 무지의 소치와 마초의 보이콧으로 귀결지어지는 상황들은 더욱 그 사실을 부추기기도 합니다.



어쨋든, 그런 면에서 볼 때, 마포FM의 'L양장점'방송과, '청명'님의 차분한 '동성애자의 동성애 이야기'는 편안하게, 그 넓은 관용적 성찰과 배려, 자신들의 이야기로 과연 우리가 '더불어' 사랑하고 살아가는 이야기로 접근해 갈 수 있다는 사실로 너무나 반가운 겁니다.

근본적 한계로 접근할 수 없던 이야기 부분에 대해 상호 교감을 하고, 상대성을 인정하여 결국 그 '편안함'으로 연대의 가능성에 대해 포괄적이고도 섬세한 잣대를 제시할 수 있는 모습은 익히 박수 받아 마땅하다고 여겨집니다.



어쨋거나, 강력한 주장과 함께 뻗어나오는 공격 성향의 이야기들 보다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차분하게 들려주는', 그리고 전 '남성들 속의 제 모습을 차분하게 들려주는', 그런 코드가 맞는 즐거움을 충분히 누리다가 온 듯하여 기분이 매우 좋습니다.

'연대'의 가능성은 정치적 성향의 동일한 방향이라기 보다,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서로가 '절대'겪어 볼 수 없는 부분에 대한 관용의 존재로 이끌어진다고 봐요.



~주의는 좋지만 ~주의자는 좋은지 안 좋은지 모르는 한계.

그리고 그 한계가 '경험'의 존재 유무로 스스로를 판단하고 있다는 사실.

평소의 논리적 합리론의 이야기와 다를지라도.

서로 '완전히 다른 성향'의 사람들과 그렇게 편하게 '대화'를 나누었다는 사실. 그것이 우리가 서로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하는.

그런 '소통'인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새벽에 즐거움이 있네요^^

Posted by 함장

2005/11/18 02:39 2005/11/18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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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팅 업체의 관리도 엉망이고.

메인 페이지 속도도 느리고.

방명록 DB가 꼬이고 있는 이유도 발견하지 못했고.

테터 1.0도 슬 나올 때가 되어가는 듯 하고.

올블로그 추천 버튼도 문제가 되고.

추천 글에 올라가는 '영광' 덕분에 이메일에 몇 번 시달리더니 이젠 코멘트까지 --;;;



생각만 하던 것을 조만간 실행에 옮겨야 겠습니다.

올블로그 V2 나올 때까지 닫아걸고 DB 이전 작업은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하던지.

아니면 포스팅 하지말고 오픈 시켜 뒀다가 그냥 새 계정에 천천히 옮겨서 어느 날 한쪽으로 바꾸던지.



문제는 밀려있는 '껀'들인데.

금요일 오마이뉴스 간담회.

일요일 관리회계 시험.

다음 주 중 저녁 EBS 이너뷰.

다음 주 금요일 English PT.

다음 주 금요일 통계학 시험.



칼럼 제의가 한 두 군데 들어올 것 같은데, 잘 모르겠습니다. 워낙 조악한 글솜씨라. 혹시나 들어온다면 학기 끝나고 들어오면 좋을텐데 +_+

뭐 이렇게 포스팅 해대는 시간에 어서 스킨에서 올블로그 추천 버튼이나 빼라고 하시는 분들 계시겠지만....

학교 교무실 알바용 컴터는 포스팅 하기에도 글씨가 천천히 써집니다 --;;;



어쨋든. 바쁜 나날입니다 -0-

cf. '풀로 엮은 집'에 예전에 쓴 글이 실렸습니다 ^^

찾아주신 도대체님께 깊은 감사를 (__)

Posted by 함장

2005/11/16 17:02 2005/11/1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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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명쾌한 유시민!

멋지다.

유시민 의원 못 본지도 한참 된듯 한데, 온라인에서 이토록 생생한 모습을 볼 수 있게 해주신 졸리뽐므님께 무한한 감사를!

졸리뽐므님의 "[유시민] 11월 14일 서울대 강연 동영상" 보러가기

파레토 최적 이야기까지 토해내며, 경제학 '석사'인데도 여기저기 드나드는 뜨내기 '경제학 박사'들의 어긋나는 원칙들과 어처구니 없는 주장들을 부숴버리는 모습.

여전히 명쾌하다.

진정성이 중요한 게 아니라, 현대 철학이 추구하는 '합리성'. 공화국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 갖추어야 할, '공화'적인 합리성.

무엇이 중요한 지,

현재 대한민국 자본주의와 자유 민주주의가 어디에 서 있는 지 정확하게 짚어내는 그의 날카로움은 여전히 예리하다.

박노자씨와, 그 외 수 많은 진보 지식세력의 전진을 위한 외침을 이해하고 따라가기 위해.

우리는 현재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 지 알아야 하며, 그 등불을 밝혀 발 아래를 바라 볼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그는 능히 해내고 있다.



아 쓰바. 죨라 멋져 ㅠㅠ)b



cf.> 저 노빠이자 유빠입니다 --)v

부디 졸리뽐므님의 트래픽이 버텨내길 (__;;;a

Posted by 함장

2005/11/15 23:43 2005/11/15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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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냉장고의 졸인 콩과, 깻잎, 선반의 김 조각과 함께 먹는 저녁식사에다가, 프라이팬에 가볍게 익힌 계란을 얹어 토마토 케첩을 버무린다.

꼴에 부른 배에다가 쉽수름한 입가심이 떠오르면서 냉장고에서 사라진 값비싼 요쿠르트를 쫓는다.

건물 밖을 나서니 가을 비가 살짝살짝 내리누나.

어느 일요일, 깊어가는 가을 저녁.

스산한 바람과 함께 샤락샤락 떨어지는 빗방울은 즐거움을 빌어 한껏 외로움을 끌어낸다.



그리운 것은, 여인의 향기도, 여인의 체온도, 그 따스한 입술도 아니다.

그저 이 비바람 잔잔히 부는, 차 하나 다니지 않는 황량한 도로 위에서.

굴러다니는 낙엽들 사이로 전화기를 꺼내들어.

네가 보고싶다고, 네가 그립다고. 그렇게 말하며.

다정스런 네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그 목소리에 가슴 한 구석 퀭하니 비어진 부분에 따스한 온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그런 충만한 행복감이 그리운 거다.

그래. 그런거다. 그런 언젠가 있을. 그런 날이 그리운 거다.

Posted by 함장

2005/11/13 20:17 2005/11/13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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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담화, 오해, 뒷다마

어떤 단체나, 그 단체가 권력중심 지향적이든 그렇지 아니하든, 사람끼리 부닥치고 생각이 부딪히게 되면 자연스레 싫거나 혹은 좋거나 혹은 무관심으로 일관지어지는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다.

내 경우엔 착하지도 않은 주제에 착한체 하려는 의도는 없지만, 대규모 단체를 지양하며, 소수 단체에서도 모든 구성원이 저마다의 '사랑'으로 연결된다는.

어찌보면 개뿔따구 같은 퀘퀘묵은 생각일 수도 있지만, 어쨋든 인간 관계에서 신뢰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고 부딪혀나간다.

이는 현대사회에서 덤태기 쓰거나 사기당할 확률 100%에 이르려는 주최측의 농간에 휘둘리기 쉬운 인간형이지만 요 재미가 쏠쏠한 것이 단체활동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어쨋든,

그런 단체들에선 단체 외부에서 들려오는 소문을 통해 오해들도 생겨나고 심지어 본인은 들어본 적 조차도 없는 유언비어들로 곤혹스런 사태가 발생하기도 한다.

도통 내가 무얼 잘못한 것 같진 않은데 어느 새인가 냉기 가득한 경멸 혹은 개무시의 시선들이 곳곳에서 박혀오기 시작하면 이거 영문도 모르고 뒤통수 맞은 어이없는 정서에 이른다.



뒤에서 한 인간형에 대해 무슨 소문을 들었든, 어떤 정황을 포착했든, 그로 인해 얘기를 나누는 것은 권장사항은 아니나 나쁜 일도 아니다. 우리네 병영국가 체제와, 이 지독한 계급주의 사회에서 상사에 대한 뒷다마 없이 뭔 재미로 직장동료의식을 확인한다더냐?

풋, 물론 지금 이 얘기 위에서 내가 얘기한 '사랑' 운운에 철저히 위배되는거 안다. 그러나 불관용엔 이관용이 아닌 불관용이라는 것. 여기도 통용된다.



오해가 생기면, 그게 오해의 당사자에게 직접 대화로 들은 것이 아니라 자신이 100% 명백한 상황이라 확신하며 '목격'한 상황이거나, 혹은 제3자의 목격담을 그저 듣기만 한 것이라면. 그리고 그 상황이 자신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오해의 당사자에게 확인을 해보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머 확인이 필요없을 정도로 본인 스스로 확신하는 정황이고, 정작 당사자에겐 대화조차 시도해보려 하지 않은 사람을 내가 계속 믿고 같이 웃으며 대해줄 필요는 없지만.

그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다만 다행인 것은, 내 지랄같은 성격덕에, 그래도 사람에 대한 정나미가 떨어지기보단, 그저 한 사람씩 한 사람씩, 정말 확인된 사람들만 지워나가고, 여집단에 대한 사랑은 아직도 무한히 남아있다는 사실에 안도하는 점이겠지.

뒷다마를 까든, 뭘 하든 좋다.

내가 억지로 인간관계를 유지하면서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이미 내게 대화 한번 해보려 노력하지 않는 사람을 단체라는 구속력으로 인지하고 살 정도로 속이 넓진 않다.

내가 보인 열정들은 그 정도 신뢰를 주지 못했다고는 생각지 않으니.



그냥 그렇게 오해하고 사시라.

Posted by 함장

2005/11/10 23:54 2005/11/10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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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방명록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EBS의 똘레랑스 프로에서 곧 우리 사회에 걸쳐진 군대식 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다루어질 것 같습니다.

작가분이 저랑 통화하다가 사뭇 놀라시더군요. 하긴 제 블로그 통째로 보신 분도 아니고, 더군다나 군대 문화에 대해 얘기한 포스팅도 다 보신게 아니라 그 중 하나만 보셨나봅니다.

어쨋든.

놀라신 이유는 제가 고작 스물 여섯이라는 나이인 점과.

군 경력이 쪼메 특이하다는 점.

그렇지요. 사실 우리 사회 전반에 뭍어나는 '육군'위주의, 군사문화. 대한민국 육군 예비역 병장들로 이루어진 문화에 대한 시각을 갖추기엔 객관적인 시각으로 좀 별외의 케이스이긴 합니다.

뭐 어쨋든.

군대식 문화야 그런 예비역들이 만들었다기 보단 군사정권으로 인해 생겨난 전체주의적인 사고방식의 잔재가 너무 많기 때문이고, 사실 틀에 잡히고, '갈구는' 문화는 계급사회 어딜가나 같으니 뭐 문제될 건 없다고 봅니다만, EBS측에서는 저를 고른 것을 후회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공식적으로는 자격미달의 '대학교 1학년' 아니겠습니까? 캴캴캴

그나저나 '군대 내부의 문제'부터 외부에 퍼져나온 문제들, 아주 학교에서 애들에게 '체벌'을 가하는 것이 그저 '서당도'에 나온 회초리 문화로 모두 합리화되는 이 비상식의 사회에 대한 험담들을 마구 내뿜고 올 생각인데, 과연 어떤 예비역 분들이 초빙되어 올까요?

똘레랑스 봐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이너뷰 하신 분들이 대부분 중도 좌파 내지 '극우인사'들일 경우가 많아서 조~금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말 안 들으면 '깨야'한다는 비상식적 사고.

인권은 귀신 씨나락 까먹어야 한다는 사고.

이런 분 나오시면 미소띄며 얘기나누기 힘들어질지도~ ㅎㅎㅎ 똘레랑스 프로그램에서 엥똘레랑스를 강하게!

어쨋든 제가 제일 나이가 어려서 '건방져'보일 이너뷰가 될 것 같은데 어떤 분들 오실지 참 궁금해지네요.



추이. 늑호님, 혹시 '독일 징병 군인의 인권에 대한 시각'으로 글 한번 써주심이 어떨는지요? 호호호~ 막무가내 부탁은 아니고 언제든 시간이 되시면~ 같은 징병제 국가에서 '인권'의 시각이 얼마나 다른지 궁금혀요~

Posted by 함장

2005/11/10 16:02 2005/11/10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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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전전 글.

그거 제 주변 지인들, 특히, 영진공, 포토삽, 그리고 자주 찾아주셔서 코멘트 하시는 분들께 전하는 글 아닙니다.

이 분들은 제 착각인지도 모르지만, 저를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해주시는 분들인데요^^;

아무래도 코멘트 분위기가, 오해하시는 분들도 계신 것 같아서.

그리고 영진공 모임에선 비슷한 종류의 이야기가 나오긴 했지만 ㅋㅋㅋ

농담삼아 엽민님 이름 넣어봤는데 자칫 역효과가 -0-



각설하고.

요즘 개콘의 '옥장군'이 된 기분입니다. '안티가 늘었어~' 뭐 이카는 분위기. ㅋㅋㅋ

작년 가을쯤엔 이 보다 더 심한 '우울증'에 가까운 포스팅도 많았고, 거의 광석이형 노래로 도배되다 시피한 블로그였는데도 이런 여파는 없었는데 말이죠.



비록 저 히트수가 구라이긴 합니다만 올블로그에서 오시는 분도 기백클릭은 되는 듯 합니다.

오늘 올블로그의 '어제의 알찬글' 상위에 있는 가짜집시님의 글을 보면서 예전부터 생각해오던 올블로그에서 탈퇴를 다시금 고려해보기도 합니다.

고려에서만 끝나지요. 올블로그로 블로그세계는 시너지효과가 분명 나타나고 있고, 추천제도는 분명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는 체제니까요. 탈퇴로 회피하게 되면 올블로그라는 것이 가지는 큰 장점이 발전하는 모습을 그저 관조하게 되는 건데, 그건 제 생각에서 올바르지 못한 것 같아요.



어쨋든, 혹시나 제 주변 지인들께서 기분나쁘셨던 글이라면 죄송합니다.

글빨이 죨라 딸리는 주제에, 그저 우연으로 몇 번 알찬글 좀 올라가고, 어디서는 메이저라는 소리 듣고, 어디서는 블로그 1세대라는 말도 안되는 소문도 듣고 다녀서 뻘짓거리로 삽질하는 주제에 오프라인 모임등에서 죨라 시끄럽게 노가리만 줄창까다가 그저 닉네임만 여기저기서 들어보는 수준 밖에 안되어서 꽤 많은 분들의 '노여움'을 사고 있나봅니다.

블로그로 애인없다고 광고질이나 하고, 자기 사진 죨라 올리고.

그냥 쉽게 쉽게 블로깅한다고 생각했는데 거슬리는 부분도 늘어가나 봅니다.

소극적이라거나 방어적인 글이라기 보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동참해서 읽을 수 있거나, 쪼끔 특이하게 살아가는 녀석의 스물여섯 감성기 정도의 글들이 그저 한 개인의 죨라 뻑쩍찌근한 '광고글'들의 도배로 보이는 것은 암만 이쁘고 곱게 써도 안될 것 같네요.

암튼, 주변분들.

오해하셨다면. 역시나 제 글빨이 죨라 미욱해서 (__;;;a

안 그래도 외로운데 여러분까지 오해하시면..

ㄱㄱ ㅑ~ 믈라믈라~ 이카는 거쥐요 -0-

뭐 어쩌겠습니까? 다 안고 가야쥐.

암튼~ 죄송~ --)>

Posted by 함장

2005/11/10 00:42 2005/11/10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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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선물

아침 등교길에 가로수를 보니, 잎이 이미 다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았다. 겨울이 바로 앞으로 다가오고, 곧 추워지리라.

자본주의에 철저히 매료되어 살아온 삶은 아니었지만, 선물에 대한 가치관이 전혀 없던터라 늘상 선물은 상점에서 금액을 건네고, 포장을 해서 선물을 받을 이에게 주는 것이라 생각해왔다.

그러던 어느 날.

좀 특이한 생각이 들었다.



내 고향 경북 영주는 '소수서원'도 있고, 한 여자 고등학교에는 내부에 '향교'가 지어져 있을 정도로 고지식한 동네다. 몇 년전 난 고향에서 여고생들의 학원 수학강사 짓을 하고 있었는데, 11월이 되고 좀 추워지면서 여자친구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을 고민하다가 목도리를 주겠다고 결심했다.

위에서 보면 도대체 '고지식한 동네'와 '목도리 선물'이 무슨 연관성이 있냐고 되물어볼 수 있겠는데, 목도리를 사주는 것이 아니라 '짜'주는 것을 말한데. 그렇다. 저런 동네에서 남자가 '뜨게질'을 해봤겠는가?

알리가 없는 뜨게질을 내가 가르치고 있던 아이들에게 배웠다. 플라스틱 튜브로 이어진 짧은 뜨게바늘과 굵은 털실뭉치를 하나 사와서 뜨게질의 시작법을 배웠다.

물론 지금은 다 잊은지 오래다. 반복하는 경험으로 유지해야하는 기억력임에도 불구하고. 그 뒤로는 짜 준일이 없으니까 말이다.

어쨋든.

당시 목도리 디자인은 순전히 내맘대로였다, 이쁘게 무늬를 넣을 기술도 당연히 없거니와, 솜씨도 엉망이어서 그저 스물 다섯 코(맞나? 어쨋든 한 15cm)를 떠서 꽤나 폭이 넓으면서도 일괄되게 주욱 늘어진 목도리를 짤 심산이었던 것이다.

그렇다. 상상속엔 늘 멋드러진 결과물이 나오는 법. 실제는 늘 다르지 않던가? 내가 손기술이 뛰어난 것도 아닌데 말이다.

실을 당기는 힘이 들쭉날쭉하여 폭이 넓어졌다 좁아졌다를 반복하고, 꼴에 손에 익숙해졌다고 TV보면서 뜨게질 하다가 한코를 빼먹어서 구멍이 숭숭나질 않나, 아이들에게 마무리하는 법을 배우긴 했지만 길이가 아무래도 짦아서 새로 하나 더 산 털실뭉치가 아까워 아예 털실뭉치 두 개 다써서 결국 완성품은 엄청나게 긴 목도리가 되어버렸다.

분홍빛 털실로 만든 내 첫 작품은 비록 볼품없었지만, 그녀에게 꽤나 인상깊은 선물이었을거라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심지어 그녀는 그런 볼품없는 목도리를 자주 둘러주심으로 인하여 보는 나로 하여금 감동의 물결에 휩쓸리게도 하였으니까 말이다.



아직도 그녀가 그 목도리를 가지고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그 목도리를 짜면서 겪었던 재미난 추억들이 나를 간지럽히고 있는 것은 추워오는 이 계절에 미소짓기에 충분한 추억이기도 하다.

그 고지식한 동네에서, 버스간에 앉아 아줌마들의 농담과 아저씨들의 눈초리를 받아가며 뭐가 좋다고 그리 싱글벙글하면서 뜨게질을 했던가.

조금씩, 조금씩 길어지는 그 길이만큼, 그녀가 목도리를 받고 행복해할 미소를 떠 올리며 얼마나 즐거워 했던가.



아직 연인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이 결정되지 않았거나, 조금 미흡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 뜨게질은 어떤가?

목도리는 정말 쉽다. 조금만 신경쓰면 이쁘게 만들 수도 있다.

뜨게질 법도 이젠 인터넷에 널렸다.



애인을 사랑하는 만큼. 사랑하는 방법에도 애정을 담아보자.



목도리에 폭 파묻힌 그녀의 얼굴이 생각나는, 제법 쌀쌀해진 오후다.

Posted by 함장

2005/11/09 16:06 2005/11/09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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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따 냥반들, 뭘 그리 욕을 해대는지 함 썰을 풀고 넘어가야 뒷탈이 음까쓰스 좀 풀가쑤다.

내가 블로그에 외롭다고 암만 써도 누가 내 글 보고 대쉬를 하겠소? 그리고 애인이 무슨 학원강사나 아르바이트 구하듯이 '애인구함' 쓴다고 구해지는 것도 아니고 '삘'이 통해야 하거늘, 외로울 땐 외롭다고 함 목청 높여 울어봐야 속이 풀리는 성격인데 우짜갔소?

우선, 하늘을 봐야 별을 딴다는 충고.

누가 그거 모르겠소, 껄떡쇠처럼 껄떡대다 보면, 뭐가 되어도 되겠지요. 그런데 이를 우짭니까? 무작위적인 문어발 경영으로 확율을 높이는 것 보다, 눈 맞고 미소 맞아 껄떡대는 게 옳다고 믿는 사람인데 사람이 아니생기는 걸요, 혹여 '스토킹'까지 해가며 찍쩝대고 싶은 사람이 생겨도 삼고초려 이상 하면 범죄라 생각해서 일 없음다. 요즘은 삼고초려도 범죄에 가까워서 좀 다른 개념이긴 해도 'No is No'를 되새기며 한번 거절은 영원한 거절이라고 새겨넣을 생각입니다. 신세대는 한번쯤 튕기는 맛, 뭐 이따우 것 맛도 아니죠. 걍 직설적인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일언지하의 거절이 제대로 된 마음 아니가씀메?

그리고 늘 하는 얘기지만, 하늘 볼라면 요즘 제가 가진 돈 가지고 택도 없음다.

제가 근래에 지른 꽤 비싼 사진기를 보고 '돈' 운운하는게 가소로워 보이시겠지만, 이래뵈도 꽤 팍팍하게 사는 늠입니다. 돈과 비례해서 지출 금액만큼 제 정신적 충족감이 이어지는 가도 중요합지요. 확실히 사진기가 생겨서 그래도 정서적 안정감이 배가된 듯하여 전혀 후회가 없습니다. 그리고 사진기는 돈으로 지르면 100% 손에 들어오지만, 많은 여성을 만난다고 그들과 눈 맞는다는 보장은 읍잖습니까? 물론 어처구니 없는 비유입지요. 어찌 사랑할 여성과 사랑할 취미도구를 같이 두느냐. 마치 최근에 군대에서 '병기 다루기를 애인같이'가 성적 모독이며 여성비하라는 주장에서 보면 저는 완전 개새끼가 되겠지요.

뭐 그런 면에서 이런 주장은 개소리로 치부될 수 있습니다만 제가 비유가 서툴러서 그렇지 원 의도는 저 위에 얘기한 '많이, 자주 접해서 껄떡대다가 성공하는 작업'을 하기 위해 지출될 그 수많은 금액들에 대한 저주입니다. 이거 죨라 우낀데, 그런데 투자하는 돈 하루에 단돈 만원이면 된다고 말하면 섭합니다. 저 일주일에 술값으로 만원 쓰기도 벅찬 늠입니다.



그 다음에 뭘 그리 분석적이냐는 충고.

WOW라는 MMORPG 게임에 이런 속어가 있습니다. '도닥붕, 전닥돌'

솔로잉이 가능한 케릭터인 '도적'이 다치면 '사제'에게 Healing을 바라지 말고

'도적은 닥치고 붕대질'

'전사'는 딴거 신경쓰지 말고 main tanker 답게

'전사는 닥치고 돌진'

이라는 거지요. 쉽게 전이하자면 '외로우면 닥치고 외롭다 혹은 닥치고 연애하라'는 건데, 이게 '닥치고' 가만있으면 제 성격에 병납니다. 스스로에게 '넌 이래서 안돼'하고 합리적 이유를 제시하거나, 혹은 비겁한 변명을 통해 자기 합리화로써 현실인식을 하던가. 둘 중 하나를 택하는 비열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죠.

제가 가장 흔히 하는 얘기가 '앞으로 5년간 연애 불가'라는 자기가 해놓고도 실행가능성이 없는 얘기인데, 이거 죨라 우낍니다.

일단 늦깎이 대딩이라서 이거 어린애들 찍쩝대기도 그렇고(아 직장인들의 연령감상은 제외하세요, 본인이 순수한 대학시절 일반적인 스무살, 스물한살 감성이라 생각하세요), 그러자고 직장인들이 미쳤다고 미래없는 늠을 바라볼리도 만무하거니와 제가 '쩐'이 있습니까, 그렇다고 잘생겼습니까? 툭 까놓고 얘기해서 암것도 없거든요?

이게 세속적인 평이고, 현실합리주의자들은 상당수가 동의하는 주장이기도 합니다만, 영 께름칙하지요. 사랑에는 국경도 없다는데, 한마디로 '삘' 맞으면 나이가 문제겠나요, 신분이 문제겠나요, 돈이 문제겠나요?

이거 '소녀 감성' 아닙니다, 순수주의자는 개뿔, 발랑까진 날라리 보다 더한 늠이 이따위 발언으로 욕 진창먹어도 할말은 없지만, 요거 쏠쏠한 문제입니다. 분명 제가 가진 환경이 아무리 가로막아도 '삘' 통하면 연애는 시작됩니다.

문제는 그겁니다. '시작'될 기미가 아니보이는 거. 이거 해결책으로 전 시대를 통틀어 죨라 유명한 얘기가 있는데 그게 바로 '시간'입니다.

세렌디피티든, 우연이든 분명 시간지나가다 보면 기회는 생기죠. 근데 그 고약한게 그 '시간'이 언제쯤 오냐가 가장 큰 문제죠.

전 지금 이 순간이 외로운겝니다.

그렇다면 주변 분들이 '소개팅'을 시켜주느냐? 당연히 이런 일 있으면 손사레부터 칠 수 밖에 없죠. 길가다가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물으면 10中 8,9는 아무리 사람이 좋다고 평이 되어도 기본 경제력 조차 못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사람을 소개시켜주는 것은 이건 죨라 욕먹는 짓이 되어버리는 게죠. 소개팅 주선자가 아무리 선의로 가득차 있는 열정의 전도사라 하더라도, 난 내가 존경하는 분들 욕먹이는 짓 절대로 못합니다.



눈이 높다구요? 죨라 높습니다. 위에서 보신바와 같이, 죨라 높아서 여자 죨라 가립니다. '삘'도 맞아야죠, '가난'도 견뎌내야죠. 이런 분 죨라 구하기 어렵습니다.

운이 좋은 건지, 저주가 붙은 건지, 찐하게 연애한 사람들이 다들 그렇게 다가와준 사람들이라 연애패턴에 적응된건지, 대쉬고 나발이고 모든게 어렵습니다. 외로움을 타파할 길도 없고, 벗어날 꼼수도 없고, 그저 분석하고 스스로에게 타협의 길을 내세우는 빙신같은 짓이 지겨워도 우짭니까? 답답하면 자뻑해야죠.

고작 스물여섯이 찐한 사랑해봤으면 뭘 해봤냐 비웃더라도, 죨라 행복하게 산늠입니다. 감히 그런 행복 다시 볼 수 있을까 우려하며 새로운 인연이 그저 그런 나태에 빠진 관계에서 발전되지 않을까봐 두려운게지요.

네, 인정합니다. 눈 죨라 높습니다. 남들이 기준으로 따지는 '돈', '학력', '미모' 죠또 안따지는데 일반인 보다 눈 죨라 높습니다.



잘 입고 다니면 기회 많이 생긴다는 충고. 설마 그걸 모르겠습니까. 그 깔끔해보이는 '니트' 잘 입고 다니고, 패션잡지 보고 따라가지 않더라도, 남방과 더불어 쎄끈한 바지 하나가지고 연출해주면 죨라 못생긴 얼굴도 어느 정도 커버될 '순수'의 아우라가 뿜어지지 않겠습니까?


옷이 날개라고 이쁘게 입으면 눈에 잘 띄겠지요. 죨라 비교됩니다.
참고로 선선해지고, 겨울 나면서 절 만나신 분 있으면 우측의 푸른 옷은 5번 만남 중에 4번은 입고 있을, 그런 옷이지요. 속에 입은 디아도라 등산용 T는 중국산 5,000원짜리 길바닥 표 입니다. 재질도 엉망이고, 보풀도 잘 일고, 최악의 디자인과 죨라 우스꽝스런 자태를 뽐냄에도 불구하고.

따뜻합니다.

초겨울엔 저리 두 개 입으면 파카 안부럽습니다.

네, 죨라 추리해 보이죠. 아 쓰바 같이 다니는 분들이 부끄러울 정도인거 압니다. 네네, 같이 다니지 마셔요. 손해봅니다.

이거 죨라 지질이 궁상 모드로 비웃으셔도 할말 없는게, 이런 삶이 10년 이상 지속되면 궁상이 뭔지도 모릅니다.

옷은 헤질때까지 입고, 일주일에 걸쳐 입는 옷은 빨아입으면 되는 거고, 상대방에게 냄새만 안 풍기면 되지, 뭐 연예인도 아닌데, 굳이 이쁘게 보일 옷을 사야겠슴까?

물론 저도 새 옷 입고, 이뻐보이면 저 스스로도 좋죠, 몇일 전 포스팅한 4년이 넘은 그 커플 니트티는 입을 때 마다 저 스스로도 깔끔해 보이고 좋습니다.

네, 4년 입고 있습니다. 옷 하나 사면 그리 오래 입으니, 유행은 따라갈리 없고, 새 옷이 생기기도 드물고......

사는 건 그런 겁니다. 젊은 날에 그리 보면 지질이 궁상입니다.

씨바 부모님과 늘 더불어 그리 살아오면 그건 궁상이 아니라 삶입니다.



분명 술자리 두 세번 안가면, T하나 삽니다.

T하나 사면 그나마도 못가고, 안 그래도 사람이 그리운 사람에게 그 충족감은 남다릅니다.

그런겁니다. 기회비용. 사람을 만나느냐, 추파 던질 확율을 높이는 옷 매무새를 다듬느냐.

확율 높이면 뭐한답니까?



그러니 '엽민님'. 맨날 같은 옷 입는다고 놀리지 마세요, 제 몸에서 냄새나면 놀리세요. ㅋㅋㅋㅋㅋ



이로써 지랄발광을 마칩니다.

죠또 외로운 건 사실입니다. 글타고 내가 누구한테 찝쩍대면서 외롭다 캅디까, 작업중이면서 외롭다고 꼬심수를 씁디까?

외로워서 외롭다고 혼자 지롤을 해대는게 뭐가 그리 아니꼬우신겝니까?

이런다고 제가 솔로 탈출 합디까?

제 예전 여자친구가 벌써 연애 다시 시작한지 1년이 되었다 한들, 그게 저랑 뭔 상관입니까? 그 냥반 연애한다고 저도 복수한답시고 아무나 만나 연애할 순 없잖습니까?

그리고 그 냥반의 그늘이 길어서 연애하기 어려운거, 맞는지 틀리는지 저도 모릅니다. 그늘이 길어서 눈이 높아져서 연애하기 어려운건지, 아니면 그저 과거의 추억일 뿐이라 자주 '예전 여자친구가...'하고 씨부렁 대는지. 이건 저도 모릅니다.

저도 모르는 제가 화가 나서 죨라 분석하는 겁니다.



여기저기 저를 아껴주시고, 사랑해주시는 마음으로 앞다마에 뒷다마까지. 너무 감사합니다.

그런면에 있어, 죠또 찍접거리지도 못하는 저같은 찌질이가 감히 블로그에 '외롭다' 이카믄서 찌질댄 것은 너무나 죄송한 일이겠지요.

자.

닥치고 외로워하겠음다 (__)

Posted by 함장

2005/11/09 15:21 2005/11/0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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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다



어떤 분의 블로그에 방문했다가. 오랜만에 다시 듣게 된 노래는 일상의 이야기들을 다시금 끌어내었다.

주말의 저녁자락에, 방안에서 멀뚱히 TV를 바라보며 목이 터져라 웃어대는 이유는 그저 외롭기 때문이다.

울리지 않는 전화기를 본다 해도, 그 어디에서 걸려올 전화도 없고, 안부 문자 하나 오갈리 없는. 그렇다고 기억속에 묻혀져간 번호들을 다시 이끌어내어 전화할 정도로 예의를 잃진 않았다.

인간관계를 묻는다면, 그리 편협하지도, 그리 광대하지도 않은 축에 들거라고 얘기해 줄 수 있다곤 하더라도 결국. 살갑고 다정다감하게 지인들과 대화나누는 일들이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오토바이 뒤에서 그녀가 이렇게 물었다. 누구에게나 그렇게 다정하게 말을 건네냐고.

글쎄. 그렇다면 그 어떤 누군가와라도 까페에 앉아서 다정한 미소를 띄며 커피나 홀짝 거릴 수는 있게, 사람들이 찾아주지 않을까?



그렇다. 연애에 목숨걸지 않은 이상, 외로운 것은 당연한 현상이며, 현상을 타개할 그 어떤 노력도 행하지 않고 있음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저 그렇게 학교에 나가고, 해가 지기전에 학교를 빠져나와 집이나, 지인들의 모임에 얼굴을 비치며 이어나가는 하루하루에 그 어떤 '썸띵'이 일어날만한 사건들은 발생하지 않는다.

혹여나 그 어떤 우연한 사건들을 '운명적'으로 만들기 위해, 여성을 찾아 거리를 헤매거나, 귀여운 여학생들과 술자리를 만들어 끝내 쇼부를 보고 마는 예비역 대딩의 열정에 동참하기엔 배가 너무 부른지도 모르겠다.



눈이 높다는 얘기는 결국 여성의 미모와 조건을 따진다는 쓸데없는 편견과 닿아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상황은 눈이 높다는 비난을 받아도 무어라 변명할 수 없는 처지임엔 분명하다.

지독하게 외롭다고 느끼면서도.

분명 내가 움직이며 부닥치는 모든 권역에서는 '썸띵'이 벌어질 매개변수가 존재하지 않는데다가.

그 권역을 확장할 여건도 존재치 않는다.



수학적인 과제가 주어지면, 주어진 조건들을 맞추어 해결책을 제시할 정도의 머리는 있는데, 주어진 조건들로 도출되는 답이 일정하다면 둘 중의 하나가 잘못된 거다.

문제가 틀렸거나, 조건이 덜 주어졌거나.

내가 외로운 것은 사실이니 결국, 조건이 덜 주어졌다는 것인데. 그 조건은 무엇인가?



이미 닳을대로 닳아, 여성에 대한 관찰로 얻을 수 있는 사실이 '日新又日新'이라 하더라도, 관심없는 맹목적 탐색이 던져줄 그 의미없는 존재의 뜻을 부과하는 행동들이 결국 로맨스는 얼어죽을 '운명론자'마냥 그 어딘가 '삘'이 통할 처자를 찾고 있다는 것은 지나가는 개가 웃을 일인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닌데. 서로가 느끼는 그 무언가를 던져줄 사람인데.

긴 삶의 무응답속에, 언젠가 올 날이 정말 언제인지. 하루하루가 그저 지루하다.



블로깅 중인 이 순간에도, 내가 즐기는 이 삶과는 다른, 별개의 독립체가 행하고 있을 그 무언가에게 내가 의미를 부여하고 닿아갈 수 있을까?

생활권의 '권역'을 벗어나지 못하고, 오히려 그 권역을 확장하기 위해 '블로그'를 열어 나를 넓혀가는 동안.

나는 또 다른 곳에 있을 내 이상형과 더욱 멀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블로그 1호 부부가 나온지도 벌써 7개월.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 내 삽질은.



결국 또 다시 이 공간에 '외롭다'고 강하게 외침으로써 만족하고.

오히려 다시금 그 권역을 벗어나지 않을 거라는 이성적인 확신만 다잡게 하고 끝나가는 거다.



결국. 광석이 형이 옳은지도.

PSP에 가득차 있는 신곡들을 지우고 다시금 김광석의 곡들로 채워지게 감상을 깨닫게 한 '어떤 분'께 감사.

Posted by 함장

2005/11/07 00:09 2005/11/07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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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막 단상

늘상 하듯 학교 행정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총장'의 지시사항으로 인해 정식 '현수막 걸이대'에 걸려있지 않은 현수막을 제거하라는 지침이 내려와서, 니혼대학에 계신 분을 초빙해서 특강하는 것을 광고하는 현수막이 제거되었다.

이를 오늘 현수막 제작업자를 불러서 정식 걸이대에 설치하도록 요청했는데, 잠시 후 헐레벌떡 뛰어들어와 화를 내는 한 학생.

'아니 오늘 있는 우리 행사 현수막을 경영대에서 왜 마음대로 제거합니까?'

저런. 님하 쏘뤼염.

당장 행사까지 2시간 남아서 어쩔 수 없이 대신 달아주러 나갔다.



간판업자는 현수막 제작과 설치를 대행해 준다. 요즘은 컴퓨팅과 인쇄기술이 발달해서 나염 현수막이 아름답고, 표현하기 쉬워 잘 쓰지만 우리 아버지가 제작하실때만 해도, 천을 사와서 길바닥에 평평하게 받침대를 써서 펼쳐둔 채, 페인트로 글을 쓰는 수준이었다.

대학 총학의 구호 현수막 수준에서 글자 도안이 뛰어나다는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어쨋든, 이것도 옥외광고물에 속하고, 더군다나 관청에서 정해준 위치에만 걸 수 있게 되어있어서 현수막을 제작하더라도 관청의 신고필증을 교부받아 붙이던가 자치단체별로 다를 허가를 득해야 한다.

꼴에 총장 지시사항이 그러한 것을 보면, 이는 경희대 특유의 조경사업과 어우러져 여기저기 보이는 총학의 구호들이 눈에 거슬리는데다가, 교내에 신고되지 않은 현수막은 제거하겠다는 심보도 저으기 숨어 있을게다.



각설하고, 아버지 따라 꽤나 달고 다녔던 현수막이니 뚝딱 해치우고 올라와서 앉아있고, 행정실 직원은 다시금 현수막 업자를 불러서 다른 위치에 재 설치를 요청했다.

세 번째다. 첫 설치 한번, 총장 요청으로 제거 된 후에 한번, 이번엔 도서관 행사 현수막과 교체한 이유로 한번.



현수막 제작단가가 요즘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어쨋든, 그 가격엔 '설치비'까지 포함이 되어있다. 그렇기에 재설치를 세번이나 요구해도 '설치비'를 따로 주지도, 요구하지도 않는다.

그래도 짜증은 낸다. 내 스무살 초반에 현수막 달아줄 때라도 두 번까진 참아도 세 번이나 그러면 한번 엎고 시작할지도 모른다.

'아 씨바 돈 삼만원 던져주면서 똥개 훈련시키냐?' 하면서 말이다.



세 번째 설치엔 내가 현수막을 들고 나가서 기다렸다. Citi100 오토바이를 타고 30대 후반의 남자와 아내인 듯이 보이는 여성이 도착했다.

남자는 내리자마자 투덜거리면서 아 왜 세 번이나 현수막 하나가지고 사람을 오라가라 하냐고, 댁들이 뗐으면 댁들이 달아야지 말이야 하면서, 날 뻘쭘하게 만들었다.

사실 현수막 첫 번째 설치는 경영학부 행정실과 상관이 없었고, 두 번째는 총장지시사항 때문이었으며, 더군다나 두 번째로 인해 생긴 도서관 행사 현수막은 내가 기술이라 할 것도 없이 쉬운 현수막 설치를 안다는 이유로 달아주었다.

세 번째 설치엔 그저 현수막을 들고 나가서 건네 줄 사람이 나 밖에 없었기에 그런 불만을 듣는 입장이 좀 난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신 미안하다고, 그렇게 말 밖에 할 수 없었다.

현수막을 혼자 설치하는 것은 매우 짜증나는 작업이다. 아예 길가에 통행이 없는 두 개의 봉에 설치하는 것이라면 한쪽부터 설치하고, 느긋하게 넘어가면 되지만, 2차선 도로에 걸쳐져 있는 현수막은 2명 이상이 하지않으면 길 전체가 자동차 경적소리로 메워질 가능성이 높다.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도 그러했다. 영세 자영업자들이 살아가는 방법은, 부부가 동시에 생업전선에 뛰어드는 방법 밖에 없다.

부부 뿐이랴, 온 가족이 뛰어드는 방법 뿐이다.

자동차가 없던 시절엔, 수레에 간판을 싣고, 온 가족이 공구를 담은 수레를 떠밀어가며 찻길을 활보했고, 비오는 밤에도 서로 우산을 씌워주고 추위에 떨며 간판을 달아줘야 하는.

남편은 사다리에 올라가 줄을 팽팽히 당기고, 아내는 위험한 찻길을 좌우 살펴가며 끈을 들고 이리저리 뛰고, 공구를 들고 뛰고....

그들의 비난을 들으며 미안한 마음밖에 뭐라 할 말이 없었다.



간만에. 아버지와 어머니의 옛 모습이 눈을 흐리며 떠올랐다.

Posted by 함장

2005/11/03 17:40 2005/11/0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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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 내 모습

예전 연상 포스트 : 나는 나르시스트...

주의!! 이 포스트를 보실 가능성이 있는 꿀맛의 하늘™님TimeSpace137님은 살며시 Alt+F4를 눌러보심이 정신건강에 좋으실 겁니다. 캴캴캴



내 블로그 우측에 있는 사진을 사랑하는 사람이 보고선 이렇게 질투한 적이 있다.

'내가 사진 찍을 때는 저런 표정 안 지어주고...'

사실 저 표정은 내가 졸려서 눈감은 표정일 뿐 인데, 사랑하는 이의 눈에 어떻게 비춰졌는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지금은 들을 수 없지만.



각설하고.

사진기를 들고 다니기 시작한 후 부터 내 모습을 찍을 기회도 늘어났다.

셀카를 즐기는 성향은 아니라서 스스로 찍을 일이 드물다 하여도, 가끔 거울이라던가 하늘이 좋아 마냥 신나게 거리를 걸을 때, 내 표정이 어떨까 궁금해서 찍어보기도 하니까 말이다.

더군다나 일행이 있게될 경우, 사진기를 만져보고 싶다하여 건네게 되면 틀림없이 내 얼굴을 찍어준다.

이는 묘한 경험인데, 카메라를 건네 주고 상대를 바라보거나 혹은 내 딴에 자유롭게 만져보라고 건넨 후에 딴청을 부리고 있다가 예상치 않는 표정들을 건지게 되기도 한다.

타인이 나를 바라보는 각도와 시선.

그런 것들이 맞물려 내 스스로 거울을 보고 느낄 수 없는 표정들이 선사해주는 기쁨이란 '사진에 찍히는'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사실 예전엔 늙어보인다 하더라도 그저 내 얼굴만 줄기차게 거울로 바라보고 살아온지라, 내 나이=내 얼굴이라는 공식을 스스로 져버린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찍힌 이 모습은 암만 봐도 '확' 늙어버린 얼굴임을 실감하겠다.

물론 내 나이를 아시는 분들께선 코웃음 칠일이지만, 확실히 예전과 다른 아저씨의 아우라가 풍겨나오는 것이 영 낯설다.

게슴츠레한 속에 뭘 감추었을지 모를 능구렁이 같은 눈매와 평생 따라다닐 여드름 자국 속에선 이미 '유들유들하던 청년'이 사라져 버린 아쉬움이 묻어난다.

더 웃긴건 분명 무표정한 얼굴로 찍혔다고 생각했는데 저 알듯 모를듯한 미소는 분명 뭔가 속에 감추고 있는 음흉한 미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항상 밝은 척하는 미소와 다른 뭔가 야릇한 미소 말이다.

악인으로 거듭나는걸까?




술집에서 온갖 영화 얘기와 사회 얘기를 떠들어대는 내 모습과 타인의 열띤 토론을 지켜보는 내 모습에서 느껴지는 여유는 사람들과의 만남과 소통을 어느 새 즐기고 있는, 마음의 안정을 찾은 모습이라 일견 차분해지기도 한다.


그래도 이런 표정이 가장 마음에 든다. 오래된 지인들을 만나 소주 한잔하며 사는 얘기, 오랜만에 만나 서로 건네는 안부, 요즘 달고 사는 취미에 대한 이야기, 그런 이야기에 취해 파장할 시간이 다가오면 그 무게에 눌려 피로로 다가오는 삶의 편린.

매일을 그렇게, 힘겹게 살다가.

그나마 대화하는 자를 바라보며, 피곤해서 목을 주무르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모습이 스스로의 용기를 북돋우기도 한다.



사진을 시작한 이유, 그 속에 숨은 이야기들을 넘어서.

과연 내가 사랑하는 이를 바라보는 내 표정은 변할까?

언젠가 또 찍혀봐야 알겠지.

Posted by 함장

2005/11/02 17:55 2005/11/02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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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없이 사는 건 지옥이다.

이별을 늘 달고 사는 것 또한 지옥이다.



어느 새 삶을 지탱하는 뿌리는 사라져 버렸고

숨이 붙은 목을 유지키 위해, 그저 밥벌이를 찾아

꿈을 잊은 지 오래.



사랑을 잊은 지 오래.

이젠 사랑할 대상도, 사랑에 빠질 이유도.



메마른 감성은 연애를 갈구하고,

현실의 충족은 삼류영화의 감동으로 대신한다.



가슴 깊숙히 저려오는 그리움은

버림받은 자의 설움으로 대신하고

지독하게 홀로 선 자아를 발견하면

그 가슴 깊이 공허감이 충만하다.



휑뎅그렁한 거리를 바쁘게 걷는 속에서도

멍한 눈은 과거를 쫓고.

과거의 슬픔을 찾아내어 마조히스트마냥

고통의 공허감으로 연애에 휩싸인다.



수 많은 이별들, 그 속에 지속되는 이별들.

과거와 계속 이별하고, 현재와 계속 이별하며, 결국

미래와 이별하고 있는 나.



대상없는 갈망과 허구 속의 현실이 맞물려 아찔한 현기증으로 찾아온다.



외로우면 외롭다고.

안아달라고. 투정부리던 과거는 없고.

슬프면 슬프다고.

힘들면 기대달라고 부탁할 미래는 없다.



그저 오늘도 이어폰에 울리는 소리와 함께

스스로의 망상에 빠져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현재가 있을 뿐.



그래, 꿈이 없이 사는 것도 지옥이고.

이별속에서만 사는 것도 지옥이다.

지옥에서 벗어날 수도, 구원해줄 자도.



그 어느 하나 없이.

의지와 의지가 맞물려 결국 또 다시 공허로 회귀하는.



나는. 또 다시 지옥에서 구원될 수 있을까?

Posted by 함장

2005/10/31 21:14 2005/10/31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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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플링, 커플티, 추억들

방금 전 교무실 아르바이트 중에 한 남학생이 말하기를....

'T가 참 이쁩니다'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이 밝은 회색의 말끔한 니트 T가 어디서 샀던가를 곰곰히 떠올려 보니 예전 여자친구와의 커플티였다.

'커플티였습니다, 오래전에 헤어진'

'그런데 그걸 입어요? 나 같으면 버렸겠다'

듣고보니 내가 이걸 헤어진 후엔 커플티라 의식하고 입은 기억이 없는 듯 하다. 방문자 여러분께선 익히 아시겠지만, 나의 옷을 '사서' 입는 기준은 타인에게 혐오감을 주지 않는 선에서이다. 고로 쓸모있는 옷을 일부러 버리거나 안 입지 않는다.



초등학교 6 학년 시절에 첫 사랑에게, 악필임에도 불구하고 무던히도 편지를 써댔던 나는, 어느 날 청천벽력과도 같은 꾸러미를 받아들게 되었는데, 내가 그토록 많이 보냈는지 나 스스로도 알지 못할 찢어진 내 편지들이었다.

오해는 그 짝사랑과 어울려 다니는 한 아이의 질투심으로 부터 비롯되었다고 지금 내 스스로 결론 지었지만, 사실 그 나이 또래의 여아(女兒)들이 생각하는 이성의 수준이나 반대의 성(性)이 가지는 친구에 대한 오롯한 정의라던가 뭐 그런 종류의 것을 알지도 못하기에 막연한 추측임에 불구할 뿐. 확인된 사실은 "내가 짝사랑하는 그 아이를 보면 '고추'가 선다"는 해괴망측한 이야기가 짝사랑 귀에 전달되었단 얘기다.

이는 무척이나 억울한데, 내게 성적(性的)인 '발기'와 '자위행위'의 개념이 이로부터 몇 달 뒤에나 생겨나서 급속도로 빠져들었다는 점이다.

고로 이 얼토당토 않은 오해로 받아들게된 내가 쓰고, 내가 주었던 그 나이 또래가 할 수 있던 작은 선물들은 일종의 허탈감을 던져주게된다.

물론 난 그 뒤에도 그 아이를 열렬히 사모했지만, 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배신의 계절'에 대한 오해가 풀어진 것은 사건의 인과관계를 듣게된 고등학교 2학년이 되어서였다.



지금도 난 예전 여자친구가 건네 준 많은 편지들과 그녀 스스로 나를 잊기위해 내게 준, 나와 관련된 모든 사소한 물품들을 가지고 있다. 물론 성격도 성격이거니와, 사랑하던 기억은 가슴속에 있는 것으로도 충분히 행복에 겹기 때문에 그것을 꺼내어 다시금 들춰보거나 추억하는 일은 없다. 그저 집안 한 구석 어딘가 조용히 묻혀 있을 뿐이다.

어떤 사람들은 그렇게 자신이 사랑하던 사람과 관계된 무언가들을 눈앞에서 없애버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나 보다. 그러면 이별로 인한 아픔이 조금 가시거나, 빨리 잊기 좋다는 생각을 하는 지도 모르겠다.



어쨋든 그녀의 편지함엔 우리의 커플링이 들어있다.

이 커플링 또한 미적인 감각이 전혀 없는 내가 고를리 만무하지 않은가?

사실 예전 여자친구와 수수했던 사랑을 이야기 할 때, 내가 가난했기 때문에 배려를 해준 거겠지만, 커플링 같은 것에 연연하지 말고, 결혼할 때, 순금으로 된 가락지를 예물로 나누자고 약속했었고 고지식한 나는 그려려니 하고 커플링을 잊고 있었다.

어느 날 커플링을 해 온 그녀의 마음을 어루만져줄 수 없는 내 비참함은 이루 말하기 어려웠다. 얼마나 하고 싶었으랴, 무언가 나눈다는 그 기쁨. 난 그것을 주지 못했고, '서로' 나누어야 할 그 기쁨을 오로지 여자친구 혼자서 만들고, 내게 나누어 준. 웃지 못할 그 '헤프닝'은 아직도 가슴 한 구석을 저리게 만든다.

디자인이 상당히 독특했는데,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을 정도로 이쁘고 드물었다.

여담이지만, 어느 날 집으로 가는 버스에서 옆자리에 앉은 30대 후반의 아주머니가 끼신 반지가 똑같은 바람에 그 아주머니가 내리실 때까지 우린 묘한 '불륜'관계에 놓여있는 듯 했다.



물질은 정신을 담을 수 있기에, 그것을 태우거나, 찢거나, 버린다고 하여도 그 사이사이에 깃든 우리네의 마음은 불태워 사그러들지도, 가슴아프게 찢어지지도, 시궁창에 버려지지도 않는다.

물론 그것을 다시금 꺼내보며 못잊는 지질이 궁상맞는 짓을 하진 않지만, 그것을 다 '부숴버리고' 버릴 정도로 몰인정한 사랑의 추억을 갖고 싶진 않다.

미워서 헤어졌든, 사랑해서 헤어졌든.

부끄러운 기억이든, 행복한 기억이든.

추억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그대, 추억하고 있는가?

Posted by 함장

2005/10/27 16:08 2005/10/2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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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주의, 행복의 가치

누군가 이런 얘기를 했었다.

'난 가족의 사랑이 모든 것을 해결한다는 너저분한 이야기가 싫어'

그 따가운 이야기에 뭐라 덧붙여 줄 수 있는 관계는 아니었기에 미소로 답례했지만, 삶의 본질을 꿰뚫는 '인간관계' 속에서 피어나는 희노애락의 1차 연결고리가 가지는 상관성을 무시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은 지속되는 것이지 쉽게 정의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형수님이 나를 도련님이라 부르며 '아는 체'를 한다는 것은 이 시대속에 남아있는 가족이란 형식의 '습관'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사랑하는 남편의 가족. 피도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가끔 반찬 걱정이나, 먹고 사는 데 별 지장은 없는 지 한번쯤 건네는 말은 분명 MSN으로 건너오는 '요즘 살만해?'라는 인사치례보다 훨씬 정감있다.

어쩌면 '가족'이라는 틀이 주는 선입관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IMF덕에 둘이 1년 차이로 軍을 택했던 형제이지만, 형은 軍에 남고, 나는 튀어나와 자유분방, 그 자체의 삶을 누리고 있다. 어느 새 형은 부모를 돌아보기도 힘든, 두 딸의 아빠이자, 한 가정의 가장, 내년이면 백명여를 책임질 중대장이 될 사람이기도 하다.

이병헌을 닮았던 그 말쑥한 외모가 이젠 완연한 30대의 아저씨로 사뭇 진지해 보인다.

네살배기 딸에게 음식먹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여러분은 잘 알잖는가?


그나저나 이를 어쩐단 말인가 삼 년 차이로 또 딸 하나 낳아놨으니.... 3년 후엔 집안의 소란이 가실날이 없겠구나. 여러분은 네 살과 일곱 살의 퓨전 콤보 필살기를 잘 아실게다.



가족이란 것은 구닥다리가 아니다. 결혼을 한다는 것, 같이 살아간다는 것. 또 다른 가족과 연을 맺는 다는 것, 사람들을 찾아뵙는 다는 것, 그리고 사람들이 찾아온다는 것.

그 설렘과 희망과, 즐거움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삶의 행복이다.

타인의 배반도 끝내 용서를 바치는 인격의 도야속에서, 가족간의 '배반'이라는 것은 결국 '物慾'이라는 경우를 제외코선 그 무엇이 있으련가.

사랑하는 이들을 궁합으로 막으려들고, 가진 것으로 비교하던 이들은 과연 사람을 믿는가 物質을 믿는가?



난 분명 가족을 배신하고 있다. 집에 일절 돈 한푼 갖다주지 못하며, 자주 만나서 식사한끼 못하고 있고, 부모님께 1주일에 2~3번 전화하는게 고작이다.

이건 분명 배신이다.

그러나 우리 가족은 날 믿는다. 우리 부모님은 내가 어디서든 '착하게' 살거라 믿으시고, 우리 형은 어딜 가든 '형보다' 잘할거라 믿는다.

그 모든 믿음에 배신을 가하면서도 내가 가족 구성원으로 남아있을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의 '믿음'속에 내 삶에 지친 기억들이 안주하고 그 속에서 간간이 벌어지는 '행복'들이 수십만층의 역겨움과 고난, 더러움과 설움을 이길 수 있는 황홀한 기억들로 도배될 수 있게 만드는 '끈'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뻔뻔하게 배신하고서도 가족이란 품에 정신적 응석을 부릴 수 있는 나는 그 어느 누구보다 행복하다.



사람이 살아감에 있어 중요한 것은 '종교'도 아니고, '돈'도 아니다. 신에 대한 믿음따위 보다, 物에 대한 이해관계 보다.

중요한 건 사람이고, 그 중에서도 믿을 수 있는 사람이고, 그 중에서도 가족이다.


우리 주현이. 그 힘든 치료 견뎌내고 이만큼 커주어 고맙다. 남은 치료도 힘차고 밝게 잘 견뎌내려무나.

Posted by 함장

2005/10/26 16:39 2005/10/2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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